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뒷받침할 통합특별법이 조만간 국회에 발의될 예정이지만, 지역 정치권의 시선은 이미 '발의 이후' 국회 논의 과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별법의 성패가 법안 제출 자체가 아니라, 상임위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재정과 권한 특례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관철하느냐에 달렸다는 인식 때문이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광주·전남 국회의원 조찬간담회에서는 특별법이 발의되더라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재정·권한 특례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반영되느냐가 핵심 관건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 자리에서는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공동발의 방식이 공식적으로 거론됐다. 특정 인물이나 정파가 아닌 지역 정치권 전체가 공동 책임을 지는 구조로, 이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결속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제시한 연 5조 원, 4년간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환영과 함께 신중론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해당 지원이 일회성에 그칠 경우 통합 이후 재정 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4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재정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4년간 20조 원은 기대 이상이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5년 차 이후"라며 "통합 이후 교부세가 줄어들지 않도록 최소한 플러스 알파가 법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치구 교부세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전남이 자치구 교부세 신설에 반대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통합으로 재정이 풍부해진다면 자치구에 대한 재정 특례 확대에도 충분히 찬성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통합의 본질을 '실질적 권한 이전'으로 규정했다. 강 시장은 "행정통합은 이름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중앙에 집중된 권한과 재정을 지역으로 얼마나 실질적으로 가져오느냐의 문제"라며 "특별법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자치권 확대와 재정 특례가 법 조문에 분명히 담겨야 한다"고 밝혔다.
명칭과 특별시 소재지를 둘러싼 논의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명칭과 행정 중심지를 연동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논의가 확산될 경우 통합 논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명칭 논쟁보다는 자치권 확대와 실질적 특례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광역 행정통합을 '지방 주도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은 이미 시작됐다"며 "광주·전남 광역 통합은 지방 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통합의 방향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행정·재정·제도적 지원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전남 정치권은 특별법 발의 이후 정부 부처와 국회를 상대로 한 본격적인 협상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법안 통과를 넘어, 재정과 권한 특례가 후퇴하지 않도록 공동 대응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특별법을 둘러싼 진짜 승부는 이제 국회 논의 테이블에서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