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해임 압박을 받고 있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재판에 참석하기로 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1일 트럼프 행정부의 쿡 이사 해임 시도 사건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구두변론에 참석할 예정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초과와 관련해 지난 9일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파월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퇴출 압력을 받고 있는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쿡 이사의 재판에 참석하는 것은 일종의 동병상련이자 또한 자신을 향한 '사법적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렀다며 지난해 8월 해임을 통보했다.
이에 쿡 이사는 "연준 설립법에 따라 대통령은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이사를 해임할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1,2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받았다.
결국 해당 건은 연방대법원까지 오게 됐고, 대법원은 일단 이 사건을 심리하는 동안 쿡 이사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소송은 연준의 독립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만약 연방대법관들이 쿡 이사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들을 재량껏 해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파월 의장도 신세가 비슷하다.
현재 법무부는 파월 의장 재임 기간 진행된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 초과 및 이와 관련한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을 문제 삼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례적으로 지난 11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청사 개보수 비용 문제는 구실일 뿐, 금리 인하에 저항하던 자신을 향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기보다 공공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방향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 왔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월 의장에 대한 기소 위협 등으로 미국 내외에서 '행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과 우려가 확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파월을 비난하며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