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후 러시아를 읽는 법…일리야의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틈새책방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는 더 이상 먼 나라가 아닌, 논쟁과 혼란의 대상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러시아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러시아 사회의 내부 논리와 감정을 러시아인의 시선으로 풀어낸 인문서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 개정증보판이 출간됐다.

저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태어나 한국에 정착한 벨랴코프 일리야다.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연세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삼성전자 근무를 거쳐 현재 수원대학교 외국어학부 러시아어문학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6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 방송과 강연, 저술을 통해 러시아와 한국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뉴스와 서구 보도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러시아인의 사고방식과 감정을 일상의 언어로 설명하는 책이다. '푸틴은 왜 지지를 받는가', '러시아인은 민주주의를 어떻게 인식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며, 러시아 사회가 형성돼 온 역사적 맥락과 문화적 배경을 차분히 짚는다.

이번 개정증보판의 가장 큰 변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본격적으로 다룬 점이다. 저자는 러시아를 전범국으로 규정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전쟁이 발생한 배경과 이를 바라보는 러시아 내부의 인식을 함께 설명한다. 이는 러시아를 옹호하기 위한 서술이 아니라, 그들의 논리와 인식이 어디에서 왜곡됐는지를 정확히 이해해야 전쟁의 구조와 책임을 분명히 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책은 러시아에 대한 일상적 편견에서 시작해, 소련 붕괴 이후의 혼란과 자본주의·민주주의 수용 과정, 올리가르히의 등장과 푸틴 체제가 지지를 얻게 된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인터넷 밈으로 소비되는 러시아 이미지, 무뚝뚝하다는 인식 뒤에 숨은 문화적 맥락 등도 함께 짚으며, 개인의 태도처럼 보이는 행동이 사회와 역사 속에서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후반부에서는 러시아인의 인간관계, 이름을 부르는 방식, 기념일과 여행 문화를 통해 러시아인이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단일한 이미지로 환원될 수 없는 러시아 사회의 결을 보여주며, 서구와는 다른 기준으로 작동해 온 공동체의 사고방식을 드러낸다.

일리야 벨랴코프 지음 | 틈새책방 | 3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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