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스포츠의 해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등 각종 빅 이벤트가 스포츠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장애인 체육도 예외는 아니다. 오는 3월 동계 패럴림픽, 10월에는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아시아파라게임)가 펼쳐진다.
장애인 체육 특성상 종목을 병행하는 선수가 다수 있다. 특히 동계와 하계 종목을 병행하며 많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파라 카누 국가대표 최용범(BDH 파라스)도 지난해 1월부터 노르딕 스키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펼쳐지는 메이저 대회에는 모두 출전할 수 없다. 노르딕 스키는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했고, 카누는 아시아파라게임 종목에서 배제돼 출전이 불발됐다.
이에 최용범은 올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 15일 이천선수촌에서 열린 '2026년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 뒤 취재진과 만난 최용범은 "2년 뒤 열릴 LA 패럴림픽 출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라 카누는 올해부터 랭킹제로 바뀌었다. 국제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포인트를 합산해 최종 10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지는 방식이다. 최용범은 올해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대회에 출전해 최대한 많은 랭킹 포인트를 쌓겠다는 각오다.
최용범은 2년 전 한국 선수 최초로 패럴림픽 카누 종목에 출전한 뒤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 폴란드 포즈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6위에 올랐고, 8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한 세계선수권에서는 5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비록 8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세계 5위까지 올랐다"며 "매년 순위가 조금씩 오르면서 재미있는 것 같다. 올해는 3위, 내년에는 2위, 이런 식으로 한 단계씩 올라가 보자는 목표를 갖고 임하고 있다"며 씨익 웃었다.
국내에서도 3년 연속 1위에 오르며 정상급 기량을 과시한다. 그는 "2년 전 파리 패럴림픽 때보다 더 좋아졌다. 이제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도 메달을 욕심내보려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노르딕 스키를 병행하는 것도 카누를 위해서다. 그는 "겨울에는 카누를 못 하기 때문에 스키 종목도 병행하면 도움 될 것 같아서 결심했다"며 "스키 종목이 카누와 스트로크 동작이 비슷하다. 겨울에 쉬는 것보다 종목 하나를 병행하면서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노르딕 스키가 익숙하진 않다. 지난해 약 1~2개월 정도 훈련했고, 올해도 운동한 지 아직 3주밖에 되지 않았다. 최용범은 "지난해 처음 출전한 동계 대회에서 6위를 기록했다"며 "처음 하는 종목이라 얼른 감을 잡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기술이 많이 필요한 종목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비록 올해 열리는 두 번의 큰 잔치에는 나설 수 없게 됐지만, 최용범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해 있다. 설원 위의 노르딕 스키로 체력을 다지고, 물 위에서 카누 패들을 힘차게 저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매년 한 단계씩 올라가 보겠다"는 그의 다짐처럼, 2026년의 땀방울은 2년 뒤 LA의 푸른 물결 위에서 가장 찬란한 메달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