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변론·기피·궤변까지 尹의 황당 법기술…다가오는 남은 재판들

'법정판 필리버스터' 벌인 내란 결심…재판 지연술 도마
속속 진행되는 尹 재판…총 8개, 첫 선고는 16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결국 '사형'이 구형된 가운데, 결심공판 과정에서 벌어졌던 과도한 '재판 지연'은 여전히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남은 재판에서도 기피 신청, 침대 변론 등 '법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기소한 사건 재판은 점차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법정판 필리버스터' 벌인 내란 결심…재판 지연술 도마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는 서류증거(서증) 조사에 윤 전 대통령 측이 11시간 이상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8시간 이상을 소요했다.

서증조사는 재판에서 검사나 변호사가 낸 서류 증거를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으로, 증거조사의 마지막 단계다. 서증조사가 끝나면 구형 절차가 진행된다. 내란 재판과 관련한 증거가 방대하다고 해도, 이러한 시간이 소요되는 건 '재판 지연' 목적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서증조사는 증거 목록과 요지를 간략히 낭독하고 마무리된다"며 "몇시간 동안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밝혔다. 실제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다른 피고인의 서증조사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김 전 장관 측은 지난 9일 1차 결심 공판에서 서류 300여 쪽을 천천히 읽으며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특검 측이 "읽는 속도를 빨리해 달라"고 하자, 변호인은 "혀가 짧아서 빨리 하면 혀가 꼬인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공소사실 및 증거와 관련 없는 발언이 반복됐고, 결국 결심 공판은 한 차례 미뤄졌다. 재판 이후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저희들이 앞에서 끌어주고 오랜 그 할 말을 다 해서 시간을 확보해줘서 변론했기 때문에 대통령 변호사들이 매우 감사한 상황이었다"며 재판 지연 전략을 자평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중앙지법 제공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3일 2차 결심 공판에서 목차만 13개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준비해 와 11시간 넘게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비상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 독재를 했다고 주장하며 프랑스 나폴레옹 3세, 아르헨티나 후안 페론, 이탈리아 무솔리니, 베네수엘라 우고 차베스 등 독재자들을 열거했다. 아울러 정치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과 지동설을 주창하다 고초를 겪은 요하네스 케플러까지 언급됐다. 증거조사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재판부는 "중요하다 싶은 부분만 말해달라"고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사형 구형 이후 자정을 넘긴 시각 윤 전 대통령은 장장 90분간의 최후진술을 통해 특검을 "광란", "이리떼"로 묘사했다. 그러면서도 끝내 12·3 비상계엄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결심 공판은 최종적으로 14일 새벽 2시 25분에 마무리됐다.

'법정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 진행 방해), '침대 변론'을 방불케 했다는 이번 결심공판 외에도 윤 전 대통령 측의 '재판 지연술'은 그동안 줄곧 이어져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지난해 10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재판을 의무적으로 중계하도록 규정한 내란특별검사법 조항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에 앞서 '현행 특검법은 입법부가 행정부 고유 권한인 수사권에 개입해 권력분립 원칙을 훼손했다'며 같은 재판부에 위헌 제청을 신청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체포 방해 혐의 등을 심리하는 재판부에도 같은 취지로 위헌 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이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하면 위헌 여부에 관한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재판은 중지된다. 이에 공판 진행에 영향을 주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각 재판부는 제청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재판을 진행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적죄를 다루는 '평양 무인기 의혹' 사건 첫 공판에선 재판부 기피를 신청해 공판을 중지시켰다가, 당일 저녁 기피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밖에 윤 전 대통령 측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향후 진행할 항소심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속속 진행되는 尹 재판…총 8개, 첫 선고는 16일

이러한 재판 지연 전략에도 윤 전 대통령 재판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재판은 총 8건이다. 이중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과 관련한 사건의 1심 선고가 가장 빠른 오는 16일 나온다. 앞서 내란 특검은 이 사건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사형이 구형된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사건 1심 선고는 2월 19일 오후 3시에 이뤄진다.

특검이 지난해 11월 기소한 '평양 무인기 의혹' 사건은 지난 12일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3월부터 주 3~4회 재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도피' 의혹으로 기소된 사건은 지난 14일 첫 재판이 열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호주대사 임명 사실은 있지만 세부적인 것은 밑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대통령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비상계엄 국무회의를 정상적으로 개최한 것처럼 말했다는 위증 혐의 사건의 첫 재판은 오는 21일 열린다. 아울러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관련 재판은 오는 27일,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관련 재판은 다음달 3일 각각 시작된다. 윤 전 대통령의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사건'은 일정이 아직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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