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이달 중 8대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관련 실제 운영현황 전반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특별점검에서 지배구조의 건전한 작동 여부, 모범 관행 취지를 약화시키는 형식적 이행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2023년 은행권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업계·학계와 함께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마련했다. 모범관행에는 ①CEO 선임·경영승계절차 ②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독립성 ③이사회·사외이사 평가체계 ④사외이사 지원조직·체계 등 4개 테마와 30개 핵심 원칙을 마련했다.
이듬해부터 은행권은 이를 본격 이행했다. 금감원은 이후 은행권 지배구조가 관련 내규 정비, 위원회 구성 개선, 체계적 절차 마련 등 외형적·제도적 측면에서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개선 내용이 실제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작동되지 않고 모범관행의 취지를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운영 단계에서 편법적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금감원은 이사회와의 '참호구축' 등으로 CEO 선임 과정에서 이사회의 실질적 검증 기능이 약화돼 잦은 셀프연임이 발생하고, 이사회 및 각종 위원회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사후적으로 추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보고 있다.
이달 초 이찬진 금감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금융권 CEO 연임 관행에 대해 "너무 연임해 6년을 기다리다 보면 차세대 리더십도 에이징(aging·노령화)가 돼 골동품이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감원은 사례를 상세하게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A지주는 롱리스트(Long-list) 선정 직전 이사의 재임가능 연령(만 70세) 규정(지배구조 내부규범)을 현 지주회장에게 유리하게 변경하고 연임을 결정했다.
B지주는 내·외부 후보군 대상 후보 서류 접수기간이 15일이지만, 영업일 기준으로는 5영업일에 그쳤다.
C은행은 BSM(Board Skill Matrix,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 확보를 위한 관리지표) 상 전문성 항목을 자의적으로 해석(상호 상관성이 없는 소비자보호 및 리스크관리를 단일 전문성 항목으로 운용 등)하는 등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다양성을 왜곡한 것으로 파악됐다.
D지주는 사외이사 평가 시 외부평가기관 등 객관적 평가지표를 활용하지 않고 단순히 설문방식으로만 평가하고 있으며, 그 결과도 평가대상 모두에게 재선임 기준 등급(우수) 이상을 부여하는 등 평가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은행지주별 우수사례와 개선 필요사항 등을 발굴해 향후 추진될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 등에 반영할 예정이다. 별도로 은행권과도 공유해 은행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