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관세정책, 부산엔 '간접 충격' 더 크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제공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통상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부산 경제는 직접적인 수출 감소보다 인근 제조업 도시들의 충격이 전이되면서 발생하는 '고용 타격'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을 단독 도시가 아닌 울산·경남과 묶인 '광역 경제권'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통합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접 수출 타격은 '중위권'… 인접 지역 포함 시 '전국 3위'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연세대 강동익·이승훈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행한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부산 지역 고용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연구팀이 트럼프 2기 통상 정책의 기본 시나리오(철강·알루미늄 50%, 기타 품목 15% 관세 부과)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부산의 대미 수출 감소 폭은 전국 34개 통근 구역 중 19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산 자체의 직접적인 수출 충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울산과 창원 등 인접 지역의 수출 감소를 반영한 '통합 효과'를 적용하자 결과는 판이했다. 부산의 취업자 1인당 대미 수출 감소 규모는 전국 3위 수준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이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기지가 부산 자체가 아닌 인근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비·서비스 거점 부산, "옆집 공장 멈추면 우리 집 상권 위축"

고용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인근 지역의 여파가 포함될 때 훨씬 증폭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7년간 부산의 연평균 고용 감소율은 직접 효과만 고려하면 전국 16위(-0.3%포인트)에 그치지만, 주변 지역의 충격을 포함하면 전국 8위(-1.4%포인트)까지 급상승한다.

특히 인근 지역의 제조업이 침체될 경우, 소비와 서비스 중심 도시인 부산의 비제조업 분야 고용이 가장 먼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연구진은 "부산은 자체적인 제조 기반보다 주변 산업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성장해온 구조"라며 "배후 산업 도시의 부진이 부산의 서비스업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연쇄 작용이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1기와 2기의 차별점에도 주목했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한국이 일부 반사이익을 얻었던 1기 때와 달리, 2기에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쳐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서 대미 수출 자체가 위축될 위험이 크다고 봤다. 실제로 2016~2023년 사이 연평균 6.5%씩 증가하던 대미 수출은 2025년 들어 이미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부산의 취약성이 개별 도시의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했다. 부산은 소비·서비스를, 울산·창원은 제조업을 담당하는 식으로 기능이 분화되어 있어 한 지역의 타격이 경계를 넘어 빠르게 확산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트럼프 2기 통상 정책의 충격을 부산 단독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부산·울산·경남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인식하고, 산업별 역할 분담과 광역 단위의 협력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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