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예체능고 '불법찬조금' 엄중 징계 예고…"수사 의뢰해야"

교육청 감사서 사실 확인
최초 '지도' 처분, 감사 이후 교육감 "관련자 엄중 조치"
예술제 생기부 기재, 특정 학생 대입 특혜 우려

'불법찬조금' 논란이 불거진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 불법찬조금 근절을 안내하는 알림창이 떠 있다. 현재는 내려간 상태다. 학교 홈페이지 캡처

대전CBS가 보도한 대전 모 예체능 고등학교의 불법찬조금 논란이 특별 감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나며 조만간 징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학생 특혜와 교육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 속에 징계를 넘어 수사 의뢰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12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이뤄진 대전 모 예체능 고등학교에 대한 감사에서 학부모들이 모은 사적 비용이 학교 행사에 쓰인 것을 확인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설동호 교육감은 "감사를 진행한 결과 학부모들이 임의 모금을 통해 학교 행사 일부를 지원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련자들을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불법찬조금 관련 사실을 확인하던 중 다른 추가 제보 등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 기간을 연장하기도 했다.

앞서 대전CBS는 해당 학교에서 학부모들이 모은 사비로 예술제를 치러 불법찬조금 논란이 불거졌다고 보도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해당 학교에서 열린 예술제에서 학부모회 9명 가운데 7명이 30만 원씩 모아 출장뷔페를 마련하는 등 모금을 통해 행사를 치렀다. 학교 회계와 무관한 것으로, 인당 3만 원에서 3만 5천 원에 달하는 뷔페를 포함해 각종 다과 등이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예술제에는 대입을 앞둔 학생 60여 명과 작품 전시를 희망하는 학생 80여 명이 참석했다. 재단 이사장과 조원휘 대전시의장, 인근 대학교수, 학부모 등 다수의 내빈이 함께했다.

이런 행위가 수년간 관행처럼 이어져 온 사실도 드러났다. 학교장은 "매년 관례처럼 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학교장 동의를 받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하며 '관행'임을 인정했다.

통상 생활기록부에 올라가는 예술제 참여 여부는 학생 창의성과 성취 여부를 확인하는 수시 대입 자료로도 활용된다. 특정 학부모의 입김으로 일부 학생에게 특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초중등교육법은 학교의 정식 회계를 거치지 않고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불법찬조금이란 학부모 단체 등이 교육활동 지원 명목으로 임의로 모금하거나 할당을 통해 학교발전기금 회계(또는 학교 회계)에 편입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는 일체의 금품을 뜻한다.

당시 감사과가 아닌 재정과 조사를 통해 확인에 나선 대전교육청은 사실상 불법찬조금이 맞다고 결론 내리고도 학교 측이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처분을 내렸지만, 이번 감사에서는 징계하겠다고 예고했다.

불법찬조금 문제가 불거진 대전 모 예체능 고등학교. 독자 제공

일각에서는 교육청 차원의 징계를 넘어 수사 의뢰를 통해 이를 정확히 밝혀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불법찬조금으로 수년간 행사를 치러온 데다 단순히 모금 수준을 넘어 다른 의혹이 나올 수 있어서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 내부 직원은 대전CBS에 교사와 학교 고위 관계자 선물과 특정 자율동아리 특혜 문제, 입시와 이어지는 특정 학원과의 유착 관계를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모 학원에 들어가면 상을 받는다거나 상을 받으려고 이 학원에 다닌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로 불신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이 학생은 "해당 학원 학생들이 실기 대회와 공모전에서 과도하게 수상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도 했다.
 
한 학부모도 "과거를 포함해 이번 일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지 않는다면 일부 학생에게 특혜가 돌아가는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수사 의뢰 여부에 대해 설동호 교육감은 "수사 기관 의뢰 문제는 감사관실에서 같이 논의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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