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결제대금 600조원 돌파, 거래 활기 속 '기관 중심 시장' 뚜렷

새해 첫 증시 개장. 연합뉴스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대금이 600조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20% 이상 급증했다. 금리 인하 기대와 증시 회복 흐름 속에서 거래가 활기를 띠는 가운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기관투자자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회복, 개인보다 기관이 이끌어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2025년 주식결제대금은 601조 4천억원으로, 전년(483조 4천억원)보다 24.4% 늘었다. 하루 평균 결제대금도 2조 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 유형별로 보면 장내주식 결제대금은 265조 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증가했고, 기관투자자 결제대금은 335조 7천억원으로 26.2% 늘었다. 증가율과 규모 모두 기관투자자 부문이 장내주식 시장을 앞섰다.

이는 증시 회복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보다 연기금, 자산운용사, 외국인 투자자 등 기관 중심의 거래가 활발해졌음을 보여준다. 시장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 대형 자금의 회전이 결제대금 증가로 직결된 셈이다.

'차감결제'로 거래대금 90% 이상 줄여

주목할 점은 결제대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유동성 부담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예탁결제원은 다자간 차감결제 방식을 통해 실제 결제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크게 낮췄다. 장내주식의 경우 연간 거래대금 7687조원 가운데 96.5%가 차감돼 실제 결제대금은 265조원 수준에 그쳤다. 기관투자자 결제 역시 거래대금 3950조원 중 91.5%가 차감 처리됐다.

이 같은 차감결제 구조 덕분에 시장 참가자들은 최소한의 자금으로 대규모 거래를 소화할 수 있었고, 결제 불이행이나 유동성 경색 가능성도 낮아졌다. 거래 확대가 곧바로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 셈이다.

증시 회복 신호이자 구조 변화의 단면

최근 5년간 주식결제대금 흐름을 보면 2022~2023년 급감 이후 2024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선 뒤 2025년에는 뚜렷한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이번 회복은 개인 투자자 열풍보다는 기관과 외국인 중심의 '선별적 거래 활성화'라는 점에서 과거와 결이 다르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거래 규모 확대 자체보다, 자금 흐름의 주체와 결제 구조의 안정성이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결제대금 600조원 돌파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한국 증시가 다시 한 단계 성숙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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