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고독한 삶? '나 혼자 산다' 전성시대[기자수첩]

1인세대 전체 세대의 42%로 '최다'
머지않아 1인 세대가 전체 세대의 절반 넘어설 수도

연합뉴스

경기도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던 직장인 A씨(여 30)는 최근 거주지를 서울로 옮기고 1인 세대가 됐다.

정부의 청년대출을 이용해 작은 빌라를 얻었다. 부모와 살 때는 이런저런 눈치를 보고 잔소리도 들었지만 독립하고 나니 장점이 많다고 했다.

"장점은 자유롭다는 거에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 수 있고요. 퇴근하면 혼자서 휴식과 고독을 즐긴다고 할까요. 하지만 '이런 것도 사야 해?' 하는 자문도 늘었어요. 이제는 모든 걸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 자유로운 만큼 책임도 커진 거겠죠"

행정안전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세대 중 1인 세대가 42%로 가장 많았다.

2024년 993만 5600세대(41.5%)였던 1인 세대가 작년말 기준 1027만 2573세대로 1000만 세대를 훌쩍 뛰어 넘어선 것이다.

연령대별 1인 세대는 70대 이상(21.60%), 60대(18.90%), 30대(16.92%), 50대(15.92%), 20대(13.94%), 40대(12.29%), 20대 미만 (0.44%) 순이었다.

1인 세대가 늘어나는 이유는 혼자 사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이혼 증가,  결혼을 점점 늦게 하거나 안 하는 또는 못하는(?) 세태 때문이다.

1인 세대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기사에 "다 크면 나가는 게 맞다. 부모 힘들다", "미혼자녀를 1인 가구로 내몰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피해를 끼치는 부모자식 지간이 아니라면 외로움을 홀로 떠앉지 말자. 혼자보다는 함께가 낫다"는 등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역시 반응이 엇갈렸다.  컸으면 무조건 독립해야 한다는 사람이 있었고 결혼 전까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부모와 사는 게 좋다는 의견도 많았다.

아내와 딸을 호주로 보내고 아들을 결혼시킨 뒤 혼자 사는 사업가 B씨(60대)는 독립주의자로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세상을 더 크고 깊게 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집에서 혼자 사는 게 외롭지 않느냐,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고양이 키우며 잘 지내고 있다. 적응됐다"면서도 "아내가 1년에 석 달 정도 들어와 살다가 가는데 함께 있으면 여러가지로 좋더라"라고 했다.

1인 세대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산업이 생겨나고 지방자치단체도 커뮤니티 활성화와 독거노인 지원 등 관심을 키우고 있다.

고령화와 결혼율 감소, 저출산 등에 따른 1인 세대 증가는 세계적 추세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1인 세대가 전체 세대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조부모와 부모, 자녀 등 3대가 살았다는 이야기나 '핵가족'이라는 단어조차 1인 세대라는 말 앞에 머쓱해진 시대다.

1인 세대, 1인 가구 전성시대. TV 프로그램을 보면 나 혼자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행복해 보이기도 한다.

자의건 타의건 혼자 사는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빈다. 혼자의 삶이 벅찬 사람들에게는 사회와 나라, 이웃의 관심이 더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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