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혜훈 '로또' 아파트, 청약 점수 '뻥튀기' 정황

가점 74점으로 강남 로또 아파트 청약 당첨
아들 3명 포함 부양가족수 총 4명으로 산정
자녀는 '미혼·동일 주소' 때만 부양가족 포함
장남, 청약 수개월전 결혼하고도 '미혼' 유지
전세로 신혼집 구했지만 주소 이전도 안 해
부정 청약 수법 전형인 '위장미혼'으로 의심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부양가족수를 부풀려 서울 강남의 이른바 '로또 아파트'에 당첨된 정황이 포착됐다. 결혼한 장남을 미혼으로 유지하고, 신혼집이 있는데도 주소 이전 없이 부모와 동일 세대로 묶어 부양가족수를 늘린 것이다. 부정 청약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도덕성 문제는 물론 불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적잖을 전망이다.

8일 CBS노컷뉴스 취재와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혜훈 후보자는 2024년 7월 19일 모집 공고된 '래미안 원펜타스' 137A 타입에 청약을 넣어 일반공급 1순위로 당첨됐다. 청약 가점은 74점이었다. 무주택 기간(32점)과 저축 가입 기간(17점) 모두 만점에 부양가족수 4명(배우자·아들 3명)에 따른 가점 25점을 더한 점수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당첨시 시세 차익만 20억원이 넘는 '로또 청약'으로 과열되면서 고점자들이 대거 몰렸다. 당시 이 후보자가 청약 신청한 타입의 공급 세대수는 총 8채, 경쟁률은 81대 1에 달했다. 당첨자 중 최고 가점은 80점, 최저 가점은 74점이었다. 가점 74점으로 고점자에 해당하는 이 후보자조차 커트라인으로 턱걸이 당첨됐다.

그런데 CBS 취재 결과, 당시 이 후보자의 가점은 부양가족수를 부풀려 얻은 부당 점수로 의심된다. 현행 청약 제도에서 인정하는 부양가족은 자녀의 경우 미혼으로 한정한다. 실거주가 필수인 만큼 주민등록등본상 주소는 부모와 같아야 한다. 만 30세 이상일 때는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1년 이상 동일 주소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 후보자의 장남 김씨는 2023년 12월 16일 서울 양재동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2주 전인 12월 2일에는 용산구 한 아파트도 전세로 구했다. 김씨와 배우자 공동명의로, 전세금 7억3천만원에 전세 기간은 2년이었다. 결혼 직전 계약한 신혼집으로 보인다. 김씨 부부는 현재 해당 전셋집에 살고 있다. 최근에는 2년 재계약도 했다.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오기 7개월 전에 결혼했지만, 장남 김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미혼을 유지했다. 등기상 전세권까지 설정하면서 신혼집을 구하고도 주소 이전 없이 부모 아래 세대원으로 전입된 상태를 이어갔다.

사실혼 관계였지만 이를 숨긴 '위장미혼'의 전형적인 사례로 보인다. 위장미혼은 주택법상 공급질서 교란 행위에 해당한다. 공교롭게도 장남 김씨는 청약 신청이 마감된 이튿날인 2024년 7월 31일 신혼집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렇게 입주자 모집 공고 당일까지 혼인신고와 전입신고를 모두 하지 않으면서 장남 김씨는 이 후보자의 부양가족에 포함됐다. 부정한 수법으로 부양가족수를 부풀린 이른바 청약 점수 '뻥튀기' 정황이 짙은 대목이다. 장남 김씨가 부양가족에 포함되지 않았다면 청약 점수는 기존보다 5점 내려간 69점으로, 이 후보자는 당첨권에 들 수 없었다.

청약 점수 뻥튀기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적발될 경우 현행법에 따라 △계약 취소 △10년간 청약 자격 제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받는다. 이 후보자가 당첨된 래미안 원펜타스의 경우 경쟁이 과열된 탓에 지금까지 위장전입을 비롯해 적발된 청약 부정 사례만 40건에 이른다.

이 후보자는 청약 당첨으로 래미안 원펜타스 한 채를 약 37억원에 분양받았다. 해당 평수의 현재 시세는 90억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재산 증식을 위해 위장전입, 위장미혼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정 청약의 끝판왕을 찍었다"며 "후보자 사퇴는 당연하고 당장 형사 입건 후 수사에 착수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 측은 이같은 부정 청약 의혹에 "혼인 미신고 및 전입 미신고는 알았지만 성년인 자녀의 자기 결정사항에 부모가 개입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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