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발전적 해체' 권고…수사·보안은 이관, 분산

수사 → 국방부조사본부, 보안 → 신설 중앙보안감사단 이관
방첩사는 신설 국방안보정보원으로 축소, 방첩정보만 담당
정보보안정책국장 신설해 이들 기관 총괄…'도로 방첩사' 비판 나올 수도
"조직 증설로 개혁 아닌 개악" 혹평도…국방부, 권고안 토대로 연내 개편

연합뉴스

12·3 불법 비상계엄의 핵심 역할을 한 국군방첩사령부의 주요 기능을 타 조직으로 이관하거나 폐지하는 등 '발전적 해체'하는 방안의 구체적 윤곽이 드러났다.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8일 지난 석 달여 활동의 첫 결과물로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분과위는 방첩사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현재 수행하고 있는 안보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동향조사 등의 기능을 이관하거나 폐지할 것을 국방부에 권고했다.
 
분과위는 안보수사 기능과 관련해 선진국의 방첩정보기관은 수사권이 없는 경우가 일반적인 점을 고려하고, 정보와 수사 권한의 집중을 해소하기 위해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하는 안을 제시했다.
 
보안감사 기능과 관련해서는 가칭 '중앙보안감사단'을 신설해 중앙보안감사, 신원조사,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 등의 임무를 이관하는 안이 마련됐다. 
 
아울러 군단급 이하의 일반보안감사는 각군으로 이관하고, 장성급 인사검증 지원은 중앙보안감사단이 기초자료 수집만 수행하되 국방부 감사관실의 지휘·통제를 받도록 했다.
 
분과위는 인사첩보, 세평 수집, 동향조사 등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돼온 기능은 전면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럴 경우 현 방첩사에는 방첩정보 기능 정도가 남게 된다. 분과위는 가칭 '국방안보정보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조직 규모를 감축해 방첩·방산·대테러 관련 정보 활동과 방산·사이버 보안 등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권고했다.
 
국방안보정보원의 원장도 문민통제 필요성을 고려해 군무원 등 민간 인력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윤창원 기자

결과적으로 현 방첩사는 존속 기구라 할 수 있는 국방안보정보원과 중앙보안감사단으로 분할되거나 국방부조사본부로 일부 흡수(안보수사)되는 셈이다.
 
분과위는 안보수사, 방첩정보, 보안감사 기관 간 업무를 공유·연계할 수 있도록 '안보수사협의체'를 구성해 협업체계를 구축할 것을 권고했다.
 
분과위는 이들 기관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한 내·외부 통제장치 강화를 권고했다.
 
내부 통제 방안은 국방부 내 국장급 기구인 가칭 '정보보안정책관'을 신설해 국방안보정보원, 중앙보안감사단, 국방정보본부의 업무를 지휘·통제하고 군의 정보·보안 정책 발전을 총괄하는 것이다.
 
신설되는 기관의 감찰 책임자는 군무원이나 외부 인력으로 보임해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했다. 
 
외부 통제 방안은 국방안보정보원의 활동기본지침을 제정해 국회에 보고하고, 정기적 업무보고를 의무화하며, 기구 내에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다.
 
분과위는 방첩조직에 대한 개혁 노력이 지속적인 추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신설 기구의 설치 근거를 법률로 제정하고, 인력 재배치에 따른 부작용 최소화 방안을 마련할 것 등도 권고했다.
 
홍현익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장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임을 고려해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 활동 결과를 가장 먼저 발표하게 됐다"면서 "방첩사 개혁은 국가안보의 핵심인 방첩과 보안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민주적 통제와 헌법적 가치를 보장하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번 권고안을 토대로 세부 조직편성안을 마련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법·제도 정비와 부대계획 수립 등 방첩사 개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발전적 해체' 권고안은 방첩정보만 놔둔 채 안보수사와 보안감사 기능 등을 이관·분산·폐지한다는 점에서, 인원 감축과 기능·권한 축소, 정치 관여 금지 등의 2018년 '기무사 해편'보다 외형상 강도가 세다는 평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조직이 증설·확대된다는 점에서 개혁이 아닌 개악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예비역 장교는 "또 다른 방첩사가 생기는 격이고, 군내 국정원을 만들겠다는 발상"이라며 "수사, 보안 등의 기능을 기존 조직에 이관·흡수시키면 간단히 해결될 일을 왜 복잡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권고안은 방첩사 기능·권한 분산을 통한 견제와 민주적 통제 성격도 있지만, 이들 기관 간 안보수사협의체 구성이나 국장급 정보보안정책관의 총괄을 언급한 점에서 볼 때 '도로 방첩사' 지적도 제기된다.
 
방첩사 내에서도 또 다른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수사 기능을 이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방첩과 보안은 성격상 분리가 불가능하다"며 "수사와 달리 방첩·보안 파트가 12·3 계엄에 개입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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