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오년 새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앞에서 행정통합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광주·전남이 한뿌리 공동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통합 지방정부 출범을 향한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2일 국립5·18민주묘지 합동 참배 직후 민주의문 앞에서 '광주·전남 통합 지방정부' 추진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단체장은 오월 영령들 앞에서 광주·전남 대부흥의 새 역사를 열기 위해 시·도 통합을 지금 곧바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와 전남은 AI·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남부권 반도체 벨트의 중심축이자 대한민국 미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분산된 행정과 정책 역량을 하나로 모아 규모의 경제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까지 광역단체 통합이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며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주도 성장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는 국민의 뜻이 모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며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주문했다.
특히 현 정부가 통합 시·도에 대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와 조직 특례를 부여하고, 교부세 추가 배분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 등 과감한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통합 논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양 시·도는 지금이 광주·전남 대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공동선언문에는 정부의 재정·권한 이양과 특례 확보에 공동 대응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지역발전과 시·도민 복리를 최대한 증진하겠다는 약속도 담겼다.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통합 논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양 시·도는 광주·전남 행정구역 통합과 맞춤형 특례를 담은 통합 지방자치단체 설치 특별법 제정을 적극 추진한다. 국가 행정권한과 재정권한 이양을 통해 연방제 국가에 준하는 실질적 권한과 기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별법에 특례 조항을 반영하는 데 힘을 모은다.
단체장들은 공동선언 직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통합단체장 선출 시점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했다. 김영록 지사는 "빠른 시간 내에 통합을 이루고, 가능한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선거를 통해 통합 단체장을 뽑아야 한다"며 "7월 1일부터는 전남과 광주가 대통합의 새로운 역사를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 시장 역시 "합의문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이번 6·3 지방선거 전까지 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향후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질 것"이라며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동수로 참여하는 (가칭) 광주·전남 통합추진협의체를 설치한다. 협의체에는 양 시·도 부시장·부지사급 정무라인을 당연직으로 하는 4명의 공동대표를 두기로 했다.
행정통합의 성패를 가를 시·도민 공감대 형성에도 방점을 찍었다. 광주시의회와 전라남도의회의 의견을 청취하고, 시·도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통합안을 확정한 뒤 조속히 통합 절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강기정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공동선언 직후 청와대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배경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특례 부여를 요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