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2026년 한국경제 1.9% 성장…구조 전환 실행력 관건"

연합뉴스

세계 경제가 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 강화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는 2026년을 구조적 전환의 분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일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회복 국면의 마지막 단계를 지나 장기적 대전환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현재 세계 경제가 물가와 금리의 하향 안정 흐름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세계 교역의 확장세가 제약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산업 보조금 확대와 관세 강화, 유럽의 그린·디지털 전환 가속, 중국의 자급률 제고 정책 등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글로벌 산업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동맹 확대와 보호무역의 제도화로, 한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와 글로벌 생산망 운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이 지역별·우방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한국이 안정성과 신뢰도를 앞세워 글로벌 가치사슬 내 역할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2026년 성장률 1.9% 전망…민간 소비 회복이 견인


산업연구원은 2026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약 1.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으로, 민간 소비 회복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환경에서 억눌렸던 소비가 소득 여건 개선과 고용 회복에 힘입어 점차 정상화되고, 서비스 소비와 대면 활동 증가가 내수 전반의 활력을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의 점진적 하향 흐름 역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설비 투자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구조적 성장동력 확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교역 둔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는 수출과 투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산업별로 차별화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설 경기는 공공 사회간접자본(SOC)과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지만, 민간 주택 부문의 조정과 자금시장 불안정성은 여전히 구조적 취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력 산업, 기술·수요 변화 맞물려 새 성장 국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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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별로는 반도체 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로 다시 세계 산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전반에서 수요 기반이 강화되고 있으며, 첨단 공정기술 확보와 패키징 혁신,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가 장기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제시됐다.
 
전기차·자동차 산업은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조정 국면을 겪고 있으나, 하이브리드 차량 확대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자율주행 기술, 배터리 효율 경쟁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 산업은 LNG·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 등 친환경 고부가 선종 수요 확대에 힘입어 구조적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자재 산업과 중소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이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꼽혔다.
 
이차전지 산업은 북미와 유럽의 규범 변화로 단기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차세대 전지 기술 확보와 광물 공급망 안정화, 재활용 생태계 구축을 통해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K-콘텐츠 산업은 드라마·영화·K-팝·웹툰·게임 등 전 분야에서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되며, 소비재·관광·플랫폼 산업의 해외 진출을 촉진하는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경제 안보·AI 전환·에너지 전환이 핵심 과제"


산업연구원은 2026년을 한국 경제가 단순한 경기 회복을 넘어 구조적 전환을 본격 실행해야 하는 시기로 규정하고, 정책의 실행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와 국제 규범 재편에 대응해 핵심 기술·소재·부품 확보와 공급망 안정성 제고, 해외 생산기지 다변화 등 경제 안보 체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생산성 혁신을 가속하고,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후·에너지 전환 역시 주요 과제로 꼽았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확대, 친환경 공정 전환 등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한편, 인구·노동·교육·재정 개혁을 통해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2026년은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질서를 구축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이 변화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때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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