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가족 '당원게시판 글 작성' 시인…"비난은 제가 감수"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인근 쪽문에서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른바 '당원게시판(당게) 사태'와 관련, 자신의 가족들이 당시 논란의 글들을 작성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당원들이 익명으로 활동하는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일간지 칼럼 등을 공유한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 전 대표는 "그 당시엔 (가족이 연루된 사실을) 몰랐다. 비판받을 문제라면 생각하신다면 그건 제가 감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입장은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과거 한 전 대표 가족이 당원게시판에 문제의 글들을 올린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는 요지의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나왔다.
 
한 전 대표는 30일 SBS라디오 '주영진의 뉴스직격' 인터뷰에서 이날 당무감사위 발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제 가족들이 익명성이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 등을 올린 사실이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답했다. 가족들이 해당 글을 쓴 점을 시인한 것이다.
 
다만 본인이 당대표였던 지난해 9~11월, 이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엔 가족이 관계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당무감사위에서 마치 제가 제 이름으로 (게시물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부연했다.
 
또 한 전 대표 본인의 부인과 딸, 장인·장모 등이 자신들의 명의로 당원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겨눈 글을 올린 사실 자체가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럼에도 '한 전 대표가 당게 논란에 대해 쿨하게 사과하고 넘어갔으면 좋겠다'는 지적도 있다는 진행자의 질의엔 "(당원게시판은) 당에서 당원들에게 익명으로 글을 쓰라고 허용해준 것"이라면서 "그럼 그 당원의 익명성을 보장해줄 의무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 "모욕성 내지는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같은 거라면 그건 범죄(혐의)로 수사하면 되지 않나"라며 "(그게 아니라) 정부나 권력자를 비판하는 내용의 사설 등을 게시한 사람이 누군지 나중에 색출하는 전례를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지도부 체제에서 진행된 이번 당무감사에 개인정보보호법 등 현행법 위반 소지가 충분히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아울러 한 전 대표는 "앞으로 이런 식으로 (누군가) 익명게시판 문제를 갖고 (문제삼는) 선례를 남기게 되지 않을까, 그게 약간 걱정된다"며 "그럼 누가 우리 당의 익명게시판에 들어와 소신 있는 글을 쓰겠나"라고 반문했다.

당원게시판 사태 당시, 자신과 한솥밥을 먹었던 장 대표를 향해서는 "(사건 자체가) 1년이 훨씬 지난 얘기"라며 "정치공세를 위해서 다시 이걸 꺼내는 것을 보고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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