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웹툰 산업이 2년 연속 매출 2조원을 넘어서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9일 '2025 웹툰 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2024년 웹툰 산업 총매출액이 2조2856억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조1890억원)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웹툰 산업의 매출·수출입 구조와 고용, 계약 관행, 불공정 행위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통계 조사로, 국가승인통계로 전환된 첫해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조사 방식과 산업 규모 산출 기준이 일부 변경돼 과거 수치와의 단순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콘진원은 설명했다.
일본 비중 절반…온라인 전송권이 수출 주력
웹툰 수출국 비중을 보면 일본이 49.5%로 가장 높았고, 북미(21.0%), 중화권(13.0%), 동남아시아(9.5%), 유럽(6.2%)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북미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9.2%포인트, 1.3%포인트 증가했다.
수출 형태별로는 온라인 전송권이 84.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출판권(7.6%),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라이선스(3.9%), OEM 수출(3.0%) 순이었다.
수입 역시 일본 비중이 51.3%로 가장 높았고, 중화권(41.2%), 유럽(4.2%), 북미(2.3%), 동남아시아(0.9%)가 뒤를 이었다. 수입 형태는 온라인 전송권이 76.0%로 가장 많았다.
사업체 절반 이상 소규모…불공정 계약 경험 여전
웹툰 사업체의 54.1%는 종사자 수 10명 미만의 소규모 조직으로 조사됐다. 작가 고용 형태는 계약(협업) 작가가 75.0%, 고용 작가는 25.0%였다.
계약 관행 측면에서는 응답자의 96.5%가 서면 계약을 체결한다고 답했으나, 계약 과정에서 사전 제작을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7.3%에 달했다.
웹툰 종사자의 14.3%는 불공정 계약이나 행위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고, 주변 지인의 피해를 알고 있다는 응답도 17.7%로 나타났다. 불공정 행위 유형으로는 '마케팅·프로모션·노출 순위 차별'(39.5%), '중소 에이전시·출판사라는 이유로 플랫폼 진입 제한'(31.6%), '낮은 수익 배분 비율 요구'(27.2%) 등이 꼽혔다.
"투자 유치·불법복제 대응 시급"
웹툰 사업체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인식한 정책 과제로는 '외부 자금 및 투자 유치 지원'(42.2%)과 '불법복제 사이트 규제 강화'(35.4%)가 상위에 올랐다.
해외 진출과 관련해서는 '해외 현지화 지원'이 공통적인 요구 사항으로 나타났지만, 플랫폼사는 해외 저작권 관련 지원을, 콘텐츠제공사업자(CP)는 해외 유통 네트워크 구축을 더 필요로 하는 등 사업 유형별로 수요 차이도 확인됐다.
유현석 콘진원 원장 직무대행은 "이번 조사는 글로벌로 확산 중인 K-웹툰 산업의 실태를 국가 통계로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 정책과 지원 사업을 정교하게 설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