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조감독은 지난 3차전에 앞서 "전 우주의 기운이 KIA를 감싸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국 정상 등극한 24일 7차전 뒤 그 자신감의 배경을 털어놨다.
다름아닌 올해 설날 무렵에 꾼 길몽이었다. 조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사실 1년에 2~3번밖에 꿈을 안 꾸는데 올해 설날까지 2일 연속 꿈을 꿨다"고 1년 동안 숨겨놨던 비밀을 밝혔다.
설날 전날은 조감독은 주위의 친척, 친구들에게 돈다발을 나눠줬고 설날 당일엔 높은 데 올라 주위 가득한 사람들에게 금화를 뿌려주는 꿈이었다. 조감독은 해몽을 찾아보고 길몽임을 알았지만 가족에게도 꿈 얘기를 하지 않았다.
우승을 차지한 뒤에야 비로소 털어놓는 꿈풀이였다. 조감독은 이어 "이때부터 우주의 기운이 KIA로 온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조감독은 "선수들과 코치, 스태프 등 구단뿐만 아니라 팬들에게 감사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생각의 변화가 오늘의 변화를 만들었다"고 우승 원동력을 밝혔다.(다음은 조감독과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전임 사장님, 스태프들의 애정과 열정이 있어 오늘 이 자리가 있었다. 그분들께 감사하고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부족한 점들을 잘 메워주고 함께 고생한 코치들도 고맙다. 이종범, 김상훈을 비롯한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감사한다. 나를 믿고 맡겨준 구단에 고맙다. 나를 위해서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지완이 끝내기 홈런을 쳤을 때 심정은.
▲''이겼구나, 끝났구나'' 생각만 들었다.
-1-5로 뒤질 때 질 생각이 들었나.
▲정규리그 때도 기록 상 7~9회에 점수가 많이 났다. 분명히 후반에 찬스가 온다고 생각했다. 투수들도 그런 생각으로 준비했다.
-''우주의 기운'' 얘기는?
▲사실 농담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선수들 경험이 부족하고 성향이 부드러워서 위축될 것은 우려했다. 그래서 나부터 편안하게 접근한다는 심리적 안정을 생각했다. (그래서 한 얘기다.)
-2003년 우승에 실패 후 첫 우승인데.
▲사실 해태는 한국시리즈에 오르면 모두 우승을 했다. SK도 주축투수들이 2~3명 빠졌는데 패하면 창피할 것 같았다. 그런 부분이 부담이 됐다. 6, 7차전까지 가야 우리가 유리하지 않을까 예상했다. SK는 정말 대단한 팀인 것 같다. 보신 것처럼 지치지도 않는다. 기술적인 측면이나 정신적인 측면이나 대단하다.
-나지완 교체는 생각했나.
▲계속 밀고가려고 했다. 어린 선수지만 의외로 긴장하지 않고 경기를 즐긴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오늘 3번, 중심에 기용했다.
-선수, 코치, 감독으로서 모두 우승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하는 것 아닌가(웃음). 특별한 건 없다.
-스승을 이겼는데.
▲김성근 감독 밑에서 선수로 있었고 (코치로) 일도 많이 배웠다. 야구에 대한 생각은 무궁무진하다. 경우의 수를 많다. 감독님의 생각이 무서운 팀을 만들었다. 어설프게 흉내낸다면 내 색깔을 잃을 것 같았다. 시즌 전부터 단순하게 우리 야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발야구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캠프 때부터 가장 역점을 뒀던 변화는.
▲작년에 팀을 맡았을 때 가장 우선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선수들 생각이다. 팀보다 개인이라는 생각이 많았다. 팀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만들어야겠다고 봤다. 기술과 체력은 그 다음이다. 강조했던 부분이 진심으로 그런 마음이 형성되니까 자연스럽게 팀이 강해진 것 같다. 선수들의 생각의 변화가 가장 큰 힘이었다.
-6년 전 한국시리즈와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은.
▲2003년 때는 초짜 감독이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너무 정신이 없었다. 올해는 정규리그 1위를 해서 3주 정도 여러 생각을 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나름대로 준비는 했다.
-광주구장에 대해 한마디.
▲넒고 좋은 구장이 만들어져 팬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제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마지막 경기를 홈구장에서 하지 못한다는 점은 팬들에게 미안한 부분이다. 5만석이라도 꽉 차지 않을까.
-내년 목표는.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우승했다고 절대 안도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변화를 갖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한다. 혼자 생각할 부분은 아니고 코치들과 논의해서 팀을 구성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