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 복귀한 서학개미에 양도소득세 감면한다

해외주식 환헷지에도 양도세 혜택 부여…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 100%로 상향

연합뉴스

정부가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로 돈을 돌려 장기투자하는 서학개미 투자자들에게는 해외주식을 팔 때 내야 할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한다.

또 해외주식을 미리 정한 환율로 팔 경우에도 양도소득세 혜택을 부여하고, 국내 기업이 세금 부담 없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국내로 들여오도록 하는 등 외화 공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한다.

기획재정부는 24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정부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로 치솟은 여러 원인 중 하나인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를 국내로 돌리기 위한 '당근'을 준비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전체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이전에는 10%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30%를 넘어섰다. 게다가 개인투자자의 해외투자가 급증한 만큼, 기재부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투자수익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환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Reshoring Investment Account)에 대한 한시적인 세제 지원 제도를 새로 만들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출발했으나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1460원대 중반까지 급락했다. 연합뉴스

개인투자자가 이번 대책을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 23일까지 보유했던 해외주식을 매각한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서 국내 주식에 일정 기간 이상 장기 투자한 경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에 대해 최대 1년간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1인당 일정 매도금액을 한도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되, 복귀 시기에 따라 세액 감면 혜택을 차등 부여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내년 1분기 중 복귀하면 100% 감면하고, 2분기에 복귀하면 80% 감면하는 식으로 서둘러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로 돌아올수록 세 혜택이 커지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에 주식을 팔면 그에 대한 양도세는 2027년 5월에 낸다"며 "예를 들어 내년 7월에 주식을 팔 경우 양도세를 내는 2027년 5월에 1년이 도래하지 않았지만 일단 감면하되, 만약 1년 이상 국내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경우 추징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부는 활용가능한 환위험 관리 수단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주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을 서둘러 출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찬가지로 지난 23일까지 보유하고 있떤 해외주식에 대해 환헷지(선물환 매도)를 실시한 경우에도 양도소득세 혜택을 부여한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8일 서울 명동 거리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 전날(17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어서면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류영주 기자

정부는 이러한 대책들을 통해 외환시장에 달러 등 외화공급이 즉시 늘어나면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봐도 보유한 해외주식을 직접 매도하지 않고도 향후 환율이 하락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환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수출기업 등의 해외자산을 환류하도록 촉진해 국내 고용·투자를 유치하고 외화를 수급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국내모기업이 해외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한 이중과세를 조정하기 위한 제도인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을 95%에서 100%로 상향한다.

기재부는 "국내투자 확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조속히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해외 자산의 국내 환류를 독려하기 위해 △RIA △환헷지 세제는 내년 1월 1일 이후 RIA 및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이 출시되는 직후부터 혜택을 부여하고, △익금불산입률 확대도 내년 1월 1일 이후 배당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이번 세제 지원으로  지난 3분기 말 국제투자대조표 기준 1611억 달러에 이르던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보유잔액 중 상당 부분이 국내투자 등으로 전환되거나 환헷지가 이루어지면 외화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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