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해 수출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경우 금융기관 자산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한국은행이 23일 진단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미국 관세정책은 대미 수출 비중이 높거나 고율 관세를 적용받는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수출업종의 실적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자동차, 기계 장비, 금속제품, 석유화학 등의 업종에서 올해 말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말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하나로 기업의 이자 지급 능력을 뜻한다.
한은은 미국 관세 충격이 본격화하기 전에 수출기업들의 유동성 대응 능력이나 차입 구조 안정성이 이미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유동성 대응 능력을 나타내는 유동 비율과 현금성 자산 비율 등은 지난 2022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수출업종 전반에서 하락세를 나타냈다.
한은은 대출 연체율의 경우 업황 부진을 겪는 일부 업종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모든 주요 수출 업종에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일부 수출 업종의 신용 위험 확대가 부각될 경우 회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이 위축되고 차환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유동성 리스크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