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3루수 골든 글러브에 빛나는 송성문(29)이 금의환향했다. 메이저 리그(MLB) 샌디에이고와 공식 계약을 하고 귀국했다.
샌디에이고는 23일(한국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송성문과 4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전날 AP 통신은 송성문이 4년 최대 1500만 달러(약 222억 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송성문은 지난 2015년 키움의 전신 넥센에 2차 5라운드 49순위로 입단했다. 이후 이렇다 할 시즌을 보내지 못했던 송성문은 지난해 142경기 타율 3할4푼 19홈런 104타점 88득점 21도루로 잠재력이 폭발했다. 올해는 144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3할1푼5리 26홈런 90타점 103득점 25도루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샌디에이고 A.J. 프렐러 단장은 송성문에 대해 "매우 생산성이 높은 선수"라면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최근 2년간 유심히 지켜본 선수"라면서 "2년간 그의 경기력은 일취월장했다"고 호평했다.
송성문은 귀국 인터뷰에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미국에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분이 있었겠나"라면서 "나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계약 내용에 만족하고 100점짜리 계약을 했다"면서 "명문 구단 샌디에이고에서 뛸 수 있다는 건 무척 영광"이라고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MLB 선배 김하성(애틀랜타)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송성문은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김하성 선배 덕에 나도 좋은 계약을 했다"면서 "샌디에이고 단장님, 부단장님과 식사하면서 많은 대화를 했는데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격려를 받으면서 걱정보다 설레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계약을 했지만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송성문은 "마이너 리그 거부권은 넣지 않았다"면서 "당장 내일부터 2026시즌을 준비할 것이고, MLB 현역 로스터에 드는 게 1차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이후에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자주 타석에 서고,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송성문은 "나 같은 선수가 이런 대우를 받고 미국으로 향한다"면서 "노력하고, 인내하니 이런 좋은 날이 오더라. 후배들에게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키움은 2015년 강정호, 2016년 박병호(이상 은퇴), 2021년 김하성, 2024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2025년 김혜성(LA 다저스)에 송성문까지 6번째 MLB 진출 선수를 배출했다. 키움 우완 안우진도 MLB 진출을 노리고 있다. 송성문은 "안우진은 미국에 꼭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성문은 "김하성, 이정후, 김혜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축하 인사를 했다"는 취재진의 언급에 "직접 통화했고, 축하 인사도 받았다"면서 "먼저 MLB에 진출한 선후배들처럼 나도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특히 같은 내셔널 리그 서부 지구에서 이정후, 김혜성과 13번씩 맞대결하는 데 대해 "정말 친한 정후, 혜성이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게, 내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키움 구단과 국내 팬들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전했다. 송성문은 "올해 시즌 중 키움과 6년(120억 원) 계약을 해주고 내 꿈과 도전을 지지해준 키움 구단에 감사하다"면서 "키움 동료들이 축하 인사를 해줬는데 나도 선후배들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키움에서 뛰는 동안 많은 응원을 받았는데 정말 감사하다"면서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동안에도 응원해주시면 최선을 다해 키움 팬들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