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첫 관문에서 반드시 마약범죄를 차단해야 하는 사명을 국민에게 부여받은 기관입니다. 단 한 번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완벽하게 대응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검사관들과 함께 마약 검사 업무를 수행한 뒤 직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관세청 수장이 현장 점검을 나선 사례는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관세청장이 근무복을 입고 일선 검사관들과 함께 우범 수하물 선별 및 개장 검사, 밀리미터파 검색기를 직접 운용하면서 점검한 일은 이례적이다.
최근 여행자를 이용한 마약 밀반입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경 단계에서의 마약 밀반입 차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항공 여행자를 통한 마약 밀반입 적발 건수는 55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8건과 비교해 약 3배로 늘었다. 중량 기준으로는 275.7㎏으로, 지난해 139.7kg보다 2배 넘게 증가했다.
2022년 112건이었던 항공 여행자 마약 밀반입은 2023년 177건, 2024년 198건, 올해 557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무게도 2022년 36.2㎏, 2023년 148.1㎏, 2024년 139.7㎏에서 많이 증가했다.
관세청은 올해부터 기내 수화물에 은닉된 마약 적발을 강화하기 위해 마약 우범국에서 출발한 항공기에 대해 착륙 즉시 일제 검사하고 있다.
또 신체에 숨긴 마약을 적발하기 위해 이온스캐너, 밀리미터파 검색기 등 첨단 장비도 전국 주요 공항만에 배치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청장의 행보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마약이 유입되는 모든 반입경로를 수시로 찾아가 현장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이날부터 내년 1월 말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여행자를 대상으로 마약밀수 근절 '마약 나뽀'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마약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4가지 방법'이라는 표어를 친숙하고 기억하기 쉽게 '마약 나뽀'로 표현해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캠페인은 △대마가 합법인 국가에서 대마를 체험해도 한국에 들어오면 처벌 △공짜여행, 사례를 빙자한 마약류 대리 반입은 무조건 거절 △SNS,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통한 마약거래, 접촉 시도는 차단 △여행 기념품·해외 배송·해외 직구를 이용한 마약류, 대마 관련 제품은 구입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