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최고의 날이었다. 여자 단식 안세영이 왕중왕전 우승으로 역대 최초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기고 단식 시즌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도 역대 복식 사상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다.
이들은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스 2025'에서 여자 단식과 남자 복식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왕즈이, 서승재-김원호는 량웨이컹-왕창을 눌렀다. 중국의 안방에서 중국 선수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포트라이트는 안세영이 더욱 크게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안세영은 배드민턴 사상 역대 최초의 100만 달러 상금 시대를 열었고, 올 시즌 73승 4패로 역대 최고 승률인 94.8%를 찍는 압도적인 기록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서승재-김원호의 업적도 못지 않았다. 둘은 올해 1월 호흡을 맞춰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최고 역사를 자랑하는 전영 오픈과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까지 슈퍼 1000 시리즈를 제패하는 등 11번의 우승을 합작했다.
특히 서승재는 안세영을 넘는 시즌 12번째 우승이었다. 서승재는 아직 파트너가 확정되지 않았던 올해 초 진용(요넥스)과 BWF 월드 투어 슈퍼 300 태국 마스터스에서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에 BWF 홈페이지도 "서승재는 김원호와 올해 11번째 타이틀을 차지했는데 개인적으로는 12번째 우승"이라면서 "또 다른 타이틀은 진용과 따낸 것"이라고 조명했다. 진용 이후 서승재는 김원호와 복식 결성이 확정돼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남자 복식 결승전은 압도적이었다. BWF는 "여자 단식과 달리 남자 복식 결승은 서승재-김원호가 경기를 대부분 지배했다"면서 "1게임 중반까지 중국 선수들이 페이스를 유지했지만 이후 한국 선수들이 더 나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2게임은 중국 선수들이 크게 뒤처지면서 한국 선수들이 21-18, 21-14로 편안하게 이겼다"고 덧붙였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승리했지만 왼 허벅지 근육통 등으로 1시간 36분의 접전이었다.
경기 후 서승재는 "지금은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기에 매 순간이 소중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내년에도 계속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말레이시아 오픈에서 짝을 이룬 이후 우리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이날 여자 복식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도 결승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를 완파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BWF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개의 타이틀을 따내 기억에 남는 저녁을 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