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경기도 용인시 새에덴교회 앞에 헌혈차가 멈춰 섰다. 연말연시 유독 줄어드는 혈액 수급을 돕기 위해 교회 성도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새에덴교회는 성탄절 나눔 행사 '오 해피 크리스마스(O Happy Christmas)'의 일환으로 지난 14일과 21일, 교회 앞에서 사랑의 헌혈 활동을 진행했다. 약 200명에 가까운 성도들이 2주간, 주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헌혈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으로 실천했다.
처음 헌혈에 참여했다는 하선주 권사는 "예전에는 빈혈이 있어서 헌혈을 하지 못했는데, 건강 상태가 좋아져서 처음으로 헌혈을 하게 됐다"며 "덕분에 아주 기쁜 마음으로 성탄절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배 전 헌혈차를 찾은 홍명옥 권사도 "예수님의 그 보혈의 피를 우리가 받은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건강을 잘 지켜 앞으로도 계속 헌혈에 참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헌혈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문진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발길을 돌린 이들도 있었다. 19살 임지훈 군은 "피가 부족한 분들께 제 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헌혈을 해 왔다"면서 "이번 주 일본여행을 다녀왔는데, 해외여행 후에는 헌혈을 할 수 없단 것을 몰라 조금 아쉬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말은 독감, 해외여행 등 여러 이유로 헌혈 참여율이 급감하는 시기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적정 혈액 보유량은 일평균 5일분 이상이지만, 12월 21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은 3.8일분까지 떨어졌다. 최근 1년간 월별 헌혈자 수를 보면, 20만 명대를 유지하는 다른 달과 달리 겨울철인 1월과 12월에는 10만 명대로 감소했다.
한마음혈액원 이지선 선임차장은 "계절적으로 11월부터 2월까지 혈액이 많이 부족한 시기"라며 "날씨가 춥고 외부 활동이 줄어드는 데다, 건강검진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한다든지, 방학을 맞아 해외여행을 다녀오시는 등 헌혈이 제한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기에 지난주와 이번 주, 단체 헌혈에 적극 나선 새에덴교회 성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헌혈을 하지 못한 이들이 있을 때면, 공동체가 서로의 빈자리를 채웠다. 오승현 권사는 "조카들이 헌혈을 하러 왔다가 못해서 대신 동생과 함께 헌혈에 참여하게 됐다"며 "직장에서 한번 해봐서 떨리진 않고, 헌혈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의사이면서 새에덴교회 의료봉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재훈 의료목사는 "구약 성경에 보면 피는 생명이라고 되어 있다"며 "이 생명을 나누는 헌혈은 의학적으로도 그 가치가 증명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귀한 성탄절을 맞아,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피를 나누는 헌혈은 사랑을 실천하며 예수님의 마음을 전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새에덴교회는 헌혈 나눔 외에도 성탄절을 맞아 취약계층에 사랑의 쌀 1천 포를 전달하고, 지역 상가 500곳에 성탄 리스를 나누는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24일 오후 6시에는 용인 죽전중앙공원에서 지역주민을 초청한 '오 해피 크리스마스(O Happy Christmas)' 사랑의 콘서트를 열고, 25일에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성탄 감사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는 "올해 성탄절 행사는 단순한 연례행사가 아니라,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절대적 사랑을 받은 신앙 공동체가 마땅히 감당해야 할 사랑 실천의 사명"이라며 "이 나눔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와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