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갈등이 일상이 된 시대, 예수가 말한 '황금률'의 의미를 다시 성찰하는 책이 나왔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미국 예일대에서 철학신학과 종교철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일원동교회 담임 권수경 목사가 신간 '황금률'(야다북스)을 펴냈다.
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권 목사는 "일반 황금률과 주님이 말씀하신 황금률은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마태복음 7장 산상수훈 전체를 풀어나가다 보니 예수님이 말씀하신 황금률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교회사 속에서 이 황금률의 진정한 의미가 제대로 파악된 적이 없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황금률'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대접하라"는 보편적 윤리 원리이자, 마태복음 7장 12절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다. 저자는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일반적인 '황금률'이 상호성에 기초한 공존과 공평, '수평'의 원칙이라면, 예수가 말한 황금률은 공정을 넘어 십자가의 희생과 은혜를 전제로 한, '수직'이 더해진 비대칭적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마태복음 7장 12절, 산상수훈 결론부의 첫 단어 '그러므로'에 주목한다. 권 목사는 "11절과 12절을 이어주는 '그러므로'에서 알 수 있듯, 하늘로부터 이미 모든 것을 먼저 받았기 때문에, 그러므로 이웃에게 은혜와 사랑을 흘려보낼 수 있어야 한다"는 해석을 제시했다.
권 목사는 한국교회 현실을 향한 문제의식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황금률은 이념갈등이 심한 한국사회와 교회에서 상호존중을 확립하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는 출발점"이라며 "자연과 은혜를 분리하고 기본적인 인간적 윤리조차 소홀히 해온 교회의 모습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일반 황금률부터라도 회복하고, 그 위에 주님의 사랑과 희생을 더하는 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과제"라고 했다.
한편 이 책을 펴낸 야다북스는 출범 1년 남짓한 신생 기독교 출판사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산하 학생신앙운동(SFC) 출판부에서 오랜 시간 편집과 기획을 맡아온 이들이 중심이 돼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믿음을 바탕으로 세상에 보다 필요한 목소리를 내겠단 문제의식 속에서 출범한 만큼 한국 기독교 출판 지형에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황금률'은 야다북스가 출범 이후 선보이는 주요 저작 가운데 하나로, 624쪽 분량에 가격은 3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