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산막 의혹' 김영환 충북지사…"부끄러운 일 없어" 거듭 항변

김영환 충북지사가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성민 기자

지역 체육계 인사들로부터 돈봉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환 충청북도지사가 두 번째 소환 조사에서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김 지사는 21일 오전 9시 10분쯤 충북경찰청에 청탁금지법 위반·수뢰후부정처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5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지난 10월 19일 첫 소환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조사를 마친 김 지사는 취재진의 질문에 "도민들께 걱정을 끼쳐드리거나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어 "경찰이 5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했지만 단 하나의 직접 증거나 증언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6차례 압수수색과 11차례 소환 조사에도 제가 금품을 받은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은 정치적 공작·탄압의 성격이 있었다"며 "불의에 굴복하지 않고 향후 검찰과 법원에서 증거와 증인을 통해 무죄를 입증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괴산군 청천면 농막과 관련해서는 "박스와 농막 수리 과정에서 500만 원과 30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은 있지만, 이는 순수한 수리 비용일 뿐 뇌물이나 특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임성민 기자

경찰은 지난 첫 조사에서 김 지사가 혐의를 부인한 부분을 보강 수사한 뒤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소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법원에서 정당하게 발부된 영장에 따라 집행됐다"며 "도지사가 농막 수리 비용을 제공한 사실은 경찰 조사에서 확인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추가 소환 조사는 오늘 조사 내용을 검토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지난 4월과 6월 국외 출장을 앞두고 윤현우 충청북도체육회장 등 지역 체육계 인사 3명으로부터 2차례에 걸쳐 모두 1100만 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윤두영 충북배구협회장으로부터 괴산 지역 산막 설치 비용 2천만 원을 대납 받고, 충청북도의 스마트팜 조성 사업에 혜택을 제공했다는 혐의도 있다.

김 지사는 이날 경찰 출석을 위해 예정된 모든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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