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K-중고차'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 고율 관세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역성장하는 걸 막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고차 수출액은 84억 달러(약 12조 4천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46억 달러 대비 82.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고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수출은 647억 달러에서 660억 달러로 2.0%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중고차가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1%에서 12.7%로 확대됐다.
중고차 수출을 빼면 자동차 수출액은 지난해 601억 달러에서 올해 576억 달러로 4.2%나 감소했다.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와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전환 등으로 감소한 신차 수출을 중고차 수출 급증이 상쇄하고도 남은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올해 연간 신차 수출 대수가 지난해보다 2.3% 줄어든 272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중고차 수출 약진은 국산 차 기술력 향상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입어 국산 중고차 가치도 함께 상승한 데다가 올해 원화 약세로 가격이 저렴해진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 중고차 수출 역량을 한층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정준하·맹진규 연구원은 지난 5월 '중고차 수출시장의 부상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품질 인증 제도를 갖춘 일본과 중국을 벤치마킹 사례로 제안했다.
2023년 중고차 수출 1조 엔을 넘긴 일본은 일본중고차수출업협동조합과 일본자동차사정협회 등이 중고차 성능 증명서를 발급한다.
또, 수출 중고차 품질 관련 국가 표준을 도입한 중국은 연평균 208%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 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이 커진 환경에서 중고차는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과 부품 애프터 마켓을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