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올해 1200만톤(t) 규모의 미국산 대두 구매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미 중국 측이 약정 물량의 절반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농무부 자료를 인용해 미국산 대두의 대중국 판매량이 400만t으로 공식 집계됐으며, 또 다른 300만t이 '알 수 없는 행선지'로 분류돼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에 판매된 물량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상품 중개회사 '월시트레이딩' 측도 "중국과 '알 수 없는 행선지'로 가는 물량을 합치면 지금까지 구매한 물량은 700만t에 가깝다"며 "대두의 경우 '알 수 없는 행선지'가 대부분 중국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영 곡물기업들은 통상 곡물 수입 시 가격 안정을 위해 처음에는 행선지를 '미정'으로 분류했다가 추후 중국으로 전환하는 식으로 계약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대두 구매 확대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올해 말까지 미국산 대두 1200만t을 구매하고, 향후 3년간 매년 2500만t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 격화에 따라 올해 가을 수확된 미국산 햇대두를 전혀 구매하지 않고 있다가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대두 구매를 재개했다.
다만, SCMP는 중국으로 선적된 대두 물량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미중관계와 대두 가격변동 상황 등에따라 향후 계약 취소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션 러스크 월시트레이딩 부사장은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의 대두 작황이 좋을 경우 중국은 언제든 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런 일이 통상적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