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재수·임종성·김규환 '통일교 로비 교집합' 송 회장

송모 전 협회장, 여러 통일교 산하 단체장 맡아
전재수·임종성·김규환 모두 해당 단체 행사 참석
통일교 내부서도 "정치인 관리 역할 맡아"
경찰도 수사 선상 올리고 예의주시

2016년 12월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과 임종성 국회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한일 해저터널의 필요성과 과제' 세미나에 함께 자리한 당시 임종성(왼쪽 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모(오른쪽 원)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회장.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수사 중인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의 새로운 '키맨'으로 통일교 한국협회장 등을 지낸 송모씨가 떠올랐다. 통일교 산하 여러 단체 대표를 맡으며 대외 접촉 창구 역할을 한 송씨는 금품 수수자로 지목된 세 사람(전재수·임종성·김규환)의 '교집합'으로 확인된다. 경찰 역시 송씨를 수사 선상에 올리고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송씨는 금품 수수 혐의로 입건된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과 연결고리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세 사람 모두 송씨가 대표로 있던 단체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사를 맡는 등 관계를 맺은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그 시점 역시 금품이 오간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2018~2020년)와 겹친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연합뉴스

송씨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일교 한국협회장을 지냈다. 그전까진 통일교 계열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 세계평화터널재단(이하 터널재단),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이하 통일연합) 등의 회장을 맡았다.

국내외 정치·학술·종교계의 교류를 표방하는 UPF는 통일교의 대표적인 대외 교류 기구로 산하에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등의 기구를 두고 있다. 임 전 의원은 IAPP와 함께 2018년과 2022년 국내외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큰 규모의 행사를 직접 주최했으며, 한 통일교 행사에서는 자신을 IAPP 한국 의장으로 소개하기까지 했다.

아울러 IAPP가 2020년 6~12월 '김규환 전 의원 고문 위촉' 명목으로 1400만원의 예산을 통일교에 요청한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해당 결재 문건에서도 송씨가 IAPP의 회장으로 확인됐다. 김 전 의원 측은 '고문료는 받지 않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강의료만 일부 받았다'는 입장이다.

송씨가 2015년에서 2023년쯤까지 회장 등 주요 직책을 지낸 통일연합과 터널재단은 통일교의 오랜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을 강력히 추진한 단체다. 김건희 특검에 세 사람에 대한 금품 로비를 진술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금품 로비의 이유로 해저터널 등 사업 청탁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의원은 2016년부터 두 단체와 긴밀한 관계를 보였다. 해당 단체들과 해저터널 관련 행사를 공동 개최하거나 해당 단체들 행사에 참석해 축사한 것이다. 통일연합의 경우 자전거 국토 종주 등을 하는 '피스로드'라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개최했는데, 이 피스로드 행사엔 전재수 전 장관과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 등이 모두 최소 한 번 이상 참석해 축사한 기록이 있다. 특히 전 전 장관은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수차례 통일연합의 행사에 참석하거나 축사했고, 2020년 3월엔 이 단체의 관계자들과 통일교 교주 한학자 총재의 자서전을 들고 기념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2018년 4월 열린 '한반도평화통일DMZ피스로드' 행사에서 축사 중인 전 통일교 한국협회장 송모씨.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홈페이지 캡처

통일교 안팎에서도 송씨가 오랫동안 여러 정치인들을 관리한 인물이라는 증언이 공통되게 나온다. 한 통일교 관계자는 "송씨가 임·김 전 의원을 비롯해 정치인들과 매우 가까웠던 건 내부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송씨가 맡았던 단체들이 그런 성격이기도 했고, 자금적으로도 그런 돈들이 꽤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찰 역시 송씨를 수사 선상에 올리고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사자들 입에서 송씨의 이름이 거론되는 만큼, 조만간 수사팀이 송씨를 불러 금품 공여 전말을 캐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임 전 의원은 지난 13일 송씨와의 관계에 대한 CBS노컷뉴스 질의에 "그건 내가 얘기할 건 아니"라면서 "통일 관련 활동들을 해와서 알고 있지만 통일교 사람인지는 나중에 알았다"고만 설명했다. 김 전 의원 측은 CBS노컷뉴스에 "송씨가 김 전 의원을 돕겠다고 한 적이 있었지만 이를 거부했고 어떠한 금품도 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송씨는 CBS노컷뉴스의 수차례 연락에도 회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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