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유가족과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현산) 사이에 '추모식 공간'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안정호 화정 아이파크 붕괴 참사 유가족 대표는 "완공 전까지 사고 현장에서 추모식을 이어 가겠다고 약속한 현산이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며 "돌아오는 참사 4주기에 현장에서 추모식을 진행하는 것을 현산이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그럼에도 "유가족은 오는 1월 11일, 도로에서라도 4주기 추모식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현산 관계자는 "추모식을 주최하는 것은 유가족 협의회이지 회사가 아니다"면서 "회사가 4주기 추모식을 현장에서 하는 것을 불허한다고 공식 통보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사가 한창일 참사 4주기에 현장에서 추모식을 진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유족 대표와 현산 사이에 이미 형성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추모식 현장 진행과 관련해 서구청이 중재에 나섰지만, 결국 '추모식 개최 약속은 없었고 앞으로 현장에서는 못 한다'는 통보만 전해 들었다"며 "기업과 지자체가 '악성 민원' 취급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안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광주에서만 최근 5년 사이 붕괴 참사가 세 번이나 반복된 데다 최근 광주대표도서관 참사의 흔적은 빠르게 지워지고 있다"며 "흔한 합동분향소 운영조차 하지 않는 지자체장은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는 지난 2022년 1월 11일 201동 39층 콘크리트 타설 중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인재로, 이후 1~3주기 추모식은 모두 사고 현장에서 열렸다.
광주에서는 아이파크 참사 전후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학동 재개발 철거 건물 붕괴와 4명이 숨진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등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