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휘자 김교흥 "지방선거 승리로 '이재명의 개혁' 완수"

김교흥 국회의원 모습. 김 의원실 제공

0.73%의 석패였다. 3년 전 윤석열 정부 탄생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두 달여 만에 열린 지방선거마저 왕좌를 빼앗긴 상황. 인천지역 더불어민주당에겐 '상실의 시대'였다.
 
모두가 좌절하던 그때, 지역 당원들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뻗은 사람이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김교흥(인천 서구갑‧3선) 국회의원이다.
 
"완패였죠. 인천시의회 의석수를 3분의 1밖에 얻지 못했어요. 참담했습니다. 그래도 더 잃을 게 없었기에 다시 일어서보자는 오기와 의지가…"
 
김교흥 의원이 인천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김 의원실 제공
2022년 뼈아픈 연패를 당한 뒤, 김 의원은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을 직접 맡았다. 시내 광역‧기초의회 원내대표단을 만들고 당원 교육과 지역현안 토론회 등을 확대하는가 하면, 각종 직능단체, 시민사회단체 등과의 교류 물꼬를 트며 조직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이재명 당대표‧박찬대 원내대표라는 민주당 '투톱'이 잠시 지역구를 떠나 중앙에서 전력 질주를 하는 동안, 김 의원은 그 빈자리를 메워 인천의 버팀목이자 지역의 '사령관' 역할을 해온 셈이다.
 
"좌절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어요. 누군가 나서서 지역을 지키고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의 지휘에 더 이상의 고배는 없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은 인천 지역구를 14석으로 늘려, 12석을 차지하며 다시 지역을 파랗게 물들였다. 그러고는 올해 대선까지 2연승을 거뒀다.
 
다음은 내년 6월 지방선거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천에서 제1당의 대표들과 대통령까지 배출해 지역의 정치적 입지가 넓어졌다"며 "위기를 극복하면서 더 단단해진 조직력을 토대로 지방선거에서 내란 잔당세력을 물리치고 반드시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힘을 줬다.
 

민심 풍향계 인천…"중앙·지방 권력의 일치로 시너지"

김교흥 의원이 지난 17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김 의원실 제공

그는 인천 표심이 전국선거의 '풍향계'라는 점에 주목했다. "인천에서 이겨야 전국에서 이긴다"는 것.
 
실제 역대 선거 때마다 인천은 전국 판세와 비슷한 득표율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당선 때는 전국 득표율과 인천 득표율이 동률에 가까웠다.
 
이런 흐름을 감안하면, 새 정부 출범 1년차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인 만큼 안정적인 국정동력 확보를 위한 첫 시험대가 인천에서 펼쳐질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은 판단력과 추진력, 과제해결능력이 뛰어난 정치인"이라며 "지역밀착형 대선공약 보따리도 제시했기 때문에 인천 지방정권을 교체해야 '빛'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정부의 정책 개혁성이 지방까지 물들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며 "누가 더 정부의 지원을 끌어올 수 있느냐가 유권자들의 관심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공약과 연계한 인천지역의 청사진을 그렸다. 김 의원은 "국내 최초 경제자유구역(3곳)을 통해 성장한 에너지가 원도심에 골고루 퍼지도록 상생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며 "구역별 특화산업에 맞춰 미래먹거리 엔진을 풀가동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송도는 바이오, 청라는 수소와 모빌리티, 영종에는 인천공항 중심의 항공정비산업(MRO) 특화단지 등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경인선 철도와 경인고속도로(신월IC~가정·청라), 인천대로(서인천IC~공단고가교) 지하화를 통해 '신성장 대동맥'을 뚫겠다는 각오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 공약에도 영종도 일대 K-컨텐츠 글로벌 허브도시와 MRO 특화산업 육성, 주요 교통망 지하화가 모두 반영돼 있다"며 "중앙과 지방 권력의 일치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재명 첫 살림에 담긴 '인천 사랑', 김교흥표 '핀셋' 예산도

김교흥 의원이 인천시민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 의원실 제공

최근 이례적인 여·야 협치로 확정된 새해 정부의 살림살이에도 이재명의 '인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게 김 의원의 해석이다.
 
그는 "인천에서 최초 배출한 대통령으로서 인천시 예산 6조 원 시대를 열어줬다. 올해 예산보다 6천억 원가량 늘어난 규모"라며 "민생을 살릴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이 가운데 자신의 지역구인 서구 관련 국가 예산으로 2068억 원을 반영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인천대로 지하화 161억 원 △서울7호선 청라연장선 1405억 원 △인천지방국세청 건립 296억 7400만 원 등이다.
 
김교흥 의원이 인천지역 산업현장 안전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김 의원실 제공

또한 행정안전부로부터 인천 서구를 위한 특별교부세(특교세)로 율도근린공원 야간 조명타워 설치 8억 원, 가좌이음숲 야간 조명 설치 2억 원 등 시민들의 안전과 생활편의, 도시 미관 개선 관련 인프라 사업비를 추가 확보했다.
 
특히 당초 정부예산안에 없었던 '핀셋' 지역예산도 챙겼다. 국회 문체위원장으로서 인천 문화자산 확충을 위한 국비들이다.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 용역비 5억 원과 수도권문화유산연구센터 열린 수장고 조성 15억 원, 강화 전등사 남문 확장 1억 6천만 원 등이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에 고려시대를 주제로 한 제대로 된 박물관이 없다"며 "강화도 고려 유적과 유물 등을 전문적으로 전시하거나 연구할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들의 '선택' 김교흥…"인천시장 출마 의논 중"

정계 입문 계기와 관련해서는 검안의로서 장준하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군사독재에 맞섰던 '민주화 동지'이자 선배 국회의원인 고(故) 조철구 박사를 떠올렸다.
 
조 박사는 총선 당선 직후 간암 말기 판정으로 유서를 쓰면서 당시 김대중 당 총재에게 '후계자로 김교흥'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김 의원은 "시민단체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세상을 구하는 사명감과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는 자세를 배웠다"며 "조 박사의 도움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인천 서구에 직접 찾아와 대통령선거를 도와달라고 해서 제 선거전략 책을 건네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교흥 의원이 인천지방국세청 신축청사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 의원실 제공

이후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새정치국민회의 인천 연수구 지구당위원장'이 돼 정치에 첫발을 내디뎠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식사 중 '정치개혁' 결의를 나누면서 국회의원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막힌 건 뚫어주는 현장 중심의 정치, 교감의 정치를 하는 게 선배들의 '선택'에 보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치철학에 맞춰 인천시장에 도전할지를 묻자 "인천시 정무부시장과 국회 사무총장(장관급), 국회의원 중진 출신으로서 인천 발전을 위해 역할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장 출마 여부에 관해 각계각층과 의논 중"이라고 사실상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김 의원의 출판기념회 일정(1월 10일)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순 전후로 인천시장 출마선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그는 "극우는 내란 동조세력이다. 국민의힘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서라도 국민께 사과하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며 "양극단으로 가는 분열의 정치를 멈추고, 선의의 경쟁으로 중도층을 포용하는 정치를 하자"고 네거티브가 아닌 '실력 경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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