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18일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제철은 30년 경력의 이보룡 생산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승진 임명하면서 미래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은 폴란드 수출 등 실질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그룹 내 최장수·최고령 CEO로 남게 됐다.
현대제철, 30년 '철강통' 이보룡 사장 임명
현대차그룹은 이날 인사를 내고 "(이 신임대표는) 전략적인 대규모 설비·기술 투자 등을 연속성 있게 추진해 나감으로써 현대제철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승진 이유를 설명했다.이 사장은 30년 넘게 철강 외길을 걸어온 엔지니어링 전문가다.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연구개발본부장과 판재사업본부장을 거치며 이론과 현장을 두루 섭렵했다는 평가다. 특히 R&D와 생산기술을 두루 거친 만큼, 수소 환원 제철 등 미래 친환경 제철 공법 도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장의 전면 배치는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와 탄소중립 전환이라는 이중고를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그동안 현대제철을 이끌었던 서강현 사장은 그룹 기획조정담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서 사장은 재무와 기획에 능통해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로 꼽힌다.
현대로템, '안정' 택하며 글로벌 수주전 박차
현대로템은 이용배 사장 체제를 유지한다. 폴란드 K2 전차 수출과 우즈베키스탄 고속열차 수주 등 최근 거둔 실적을 인정받은 결과다. 현재 진행 중인 폴란드 2차 실행계약과 루마니아 수출 협상 등 굵직한 글로벌 사업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올해 취임 6년 차인 이 사장은 그룹 내 최장수 CEO다. 1961년생(64세)으로 현재 그룹 계열사 CEO 중 최고령이기도 하다.
이 사장 취임 당시 현대로템은 2019년 기준 영업손실 2799억원, 순손실 3557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적자 폭이 컸다. 이 사장은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이어가면서 재무 구조를 악화시켜온 저가 수주 관행도 정리했다. 그 결과 현대로템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CEO 대부분이 재신임을 받았다. 급변하는 글로벌 관세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안정'을 선택해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관련 기사: 현대차그룹, 사장 4명 포함 219명 승진…기술 강화·불확실성 대응 '초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