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배선에서 발생하는 '전기 동맥경화' 현상을 해결할 물질이 나왔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은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김수현 교수팀이 차세대 반도체 배선 소재인 루테늄의 새로운 원료 물질(전구체)과 이를 적용한 원자층 증착 공정 (atomic layer deposition, ALD)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반도체 칩 내부의 수억 개 트랜지스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신호를 전달하는 그 중심에 금속 배선이 있다.
그런데 공정이 미세하게 진행될 수록 배선 폭은 줄어든다.
구리 배선은 배선 폭이 감소할수록 박막의 전기저항이 급격히 증가한다. 즉, 전류가 잘 흐르지 못하고 이는 칩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하지만 루테늄 소재에서는 선폭이 줄어들어도 저항 증가가 상대적으로 완만해진다. 구리와 비교해 별도 확산방지층이 필요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원료 물질은 400도에서도 분해되지 않아 고품질의 루테늄 배선을 깔 수 있다.
이른 바, ALD 방식.
루테늄 배선은 원료 물질을 먼저 기판에 흡착시킨 뒤, 반응 가스를 주입해 루테늄 금속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을 제거한다.
이 원료 물질로 증착된 루테늄 박막은 열처리 없이도 이상적인 저항률에 거의 근접한 10.6 마이크로옴의 낮은 저항률을 기록했다.
단차 피복성도 95% 이상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원료 물질은 반도체 공정비용과 시간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됏다.
김수현 교수는 "반도체 소자의 고집적화로 배선 공정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미세 선폭의 저항 감소와 3D 구조의 증착 균일성, 빠른 증착 속도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UNIST와 일본의 귀금속 소재 회사인 다나까 귀금속(TANAKA PRECIOUS METAL TECHNOLOGIES Co., Ltd.)는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11월 23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