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제주 지역의 창업 생태계를 10년 넘게 이끌어 온 핵심 기관이 있습니다.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스타트업의 발굴부터 투자, 성장, 그리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온 곳인데요.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입니다. 이 시간 이병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10년동안 스타트업과 도내 창업생태계를 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지난 10년 동안의 업적을 정리한다면요?
◆이병선> 2015년 6월 저희 센터가 당시 카카오를 매칭 기업으로 출범해 10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0년간 저희 네트워크에 들어와 있는 보유 기업이 500개가 넘었고 직접투자를 통해 52개 기업에 60억 원이 넘는 투자를 했습니다.
이 투자 기업들의 후속 투자 유치액이 925억 원에 이르고요. 이 기업들이 저희가 투자한 시점에서 기업 밸류가 1800억 원이었는데 작년 말 기준으로 계산을 해 보니까 3배 이상인 6천억 이상으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저희가 내놓는 숫자러 10년간의 성과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는데요. 사실 이런 정량적인 지표보다 중요한 것은 저희 센터의 미션인 제주 지역의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박혜진> 센터에서 운영하는 구체적인 투자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소개한다면요?
◆이병선> 사실 공공기관이 직접투자를 한다라는 것이 전례가 없는 거였는데 이 센터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된 겁니다. 직접 저희가 민간 벤처캐피탈들처럼 펀드를 조성해서 투자 사업을 벌이고요. 투자한 기업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를 통해 초기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민간 선투자형 기술 지원 프로그램으로 정부의 R&D 예산에서 나오는 것인데요.
저희 같은 엑셀레이터(창업기획자)가 1억 원 이상 스타트업에 투자하게 되면 정부 R&D 자금이 최대 7억 원까지 매칭이 됩니다. 초기에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에게는 굉장히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물적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죠.
저희가 2023년에 팁스 운영사로 선정돼 지난 3년간 팁스를 운영해 왔고 저희가 투자한 기업들 중에서 15개 정도를 팁스 프로그램에 추천해서 지원금을 받아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로컬 기반의 기업들도 립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성장시키고 프로그램들을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창업경제혁신센터가 문을 연 지 10년 동안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공사례로 어떤 기업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이병선> 저희가 처음 2018년에 투자해서 5년 만에 상장을 시킨 기업이 있습니다. 우주산업 분야의 스타트업인 '컨텍(CONTEC)'이라는 회사인데요. 이 회사가 아주 초기 단계인 시드 단계에서 저희가 투자해서 5년 만에 기업가치 3천억 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저희는 투자 금액의 21배를 회수하게 됐고 그 회수한 금액을 새롭게 올해 결성한 펀드에 재투자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지역에서도 기술 스타트업의 투자와 성공 스토리가 가능하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고요.
또 중요한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는 지역 기반 로컬 스타트업들 중에서는 로컬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을 통해 2023년, 2024년 연속 전국 최우수 로컬 크리에이터가 제주에서 배출됐습니다.
23년에는 '귤메달'이라는 회사이고, 24년에는 '와이제이컴퍼니'인데 로컬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도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렇게 좋은 성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혜진> 10주년을 맞아 올해 추진한 사업 중에 대표적인 성과를 꼽자면요?
◆이병선> 올해 성과에서 역시 가장 저희가 내세우고 싶은 것은 역시 투자 재원의 확대입니다. 저희가 모태펀드 사업인 '스타트업 코리아 공모 사업'을 통해서 '한·일 제주 스타트업 펀드'라는 이름의 100억 원짜리 펀드를 조성 하게 됐고요.
지난해에 모태펀드 사업으로 35억 원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서 올해 100억 원을 성공함으로써 저희의 운용 자금 규모가 총 180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과이고요.
또 여러 성과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 그중 지난달 저희가 매년 개최하는 '제이 커넥트 데이'라는 행사가 있는데 그 행사를 통해서 제주와 해상 직항로가 열린 청도 쪽 중국 유통 플랫폼 회사들의 밴더사들이 16분 정도가 제주를 방문을 했었는데요.
여기에서 직접 수출 상담이 이루어지고 그 현장에서 제주 로컬 기업 8개 기업과 중국 밴더사들 간의 수출 의향서 혹은 수출 계약이 맺어졌습니다. 규모가 총 687만 달러 100억 원이 넘는 규모죠. 이런 것들도 저희가 올해 의미 있게 생각하는 성과입니다.
◇박혜진>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성장, 재투자라는 선순환 구축이라는 목표와 단계 중에서도 가장 출발선상에 있는 창업가 발굴의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고 계신지도 궁금합니다.
◆이병선> 이 창업생태계에서 제일 끝단이 되겠습니다. 제일 밑단에 예비창업 패키지라는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비롯해 여러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창업가들을 실제로 창업으로 연결시키고 초기에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예비창업 패키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대표적인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아직 사업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예비 창업가 30명 내외를 선발해서 최대 6천만 원까지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창업 프로그램(멘토링, 네트워킹, 투자에 관한 교육)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올해 대표로 연임되셨습니다. 연임의 의미와 포부도 말씀해주세요.
◆이병선> 굉장히 어깨가 무거운데요. 처음 대표를 맡으면서 사업과 조직을 설계할 때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구조보다는 창업 지원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과 사이클을 만들어내는 일을 위해 긴 호흡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연임을 통해서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큰 성과를 내고, 성과를 만드는 조직을 구축할 수 있게 되어서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요. 이렇게 주어진 만큼 책임감에 맞게 최선을 다해 성과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박혜진> 센터 운영을 하며 꾸준히 시도했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병선> 여러 과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연결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많이 막혀 있었고요. 코로나가 풀린 이후로 저희가 2~3년 본격적으로 글로벌 확장을 해 나가는 단계인데요.
지금까지 탐색의 과정이었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성과를 만들고 확장해 가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선은 한·일 제주 스타트업 펀드를 매개로 일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거고요.
일본 이외에도 중화권 특히 중국 본토뿐 아니라 대만이나 홍콩, 동남아지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여러 파트너십들을 맺어 왔는데요. 본격적으로 성과를 만들어 내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내년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무엇입니까?
◆이병선> 내년 사업에서 우리가 쭉 해오던 것들은 열심히 해서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지금 하나의 큰 흐름이 있습니다. 이른바 AI 트랜스포메이션 AX 대전환의 시대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대전환의 시대에 제주도 큰 흐름을 타고 나아가 이런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결국은 인프라와 기업, 기관들을 잘 연결해서 생산적 구조를 만들어 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센터는 설립 때부터 매칭 기업이 했던 카카오라는 파트너십이 있기 때문에 카카오의 AI와 관련된 여러 인프라, 노하우 이런 것들을 잘 접목해서 제주의 여러 기관, 기업, 연구소들과 서로 협업하면서 제주가 AX 대전환의 시대에 선도적인 도시로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가고 여러 가지 사업들의 성과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