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효과, 경주 방문객 폭증"…경북관광 광역 네트워크 구축해야

경북연구원 "포항과 안동 등 도내 거점 네크워크 구축 필요"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하이코 전경. 경주시 제공

'경주 APEC 정상회의' 성공 개최를 계기로 경북 관광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관광 효과를 경주에만 집중시키는 구조에서 벗어나 경북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결과가 주목된다.
 
경북연구원 홍순기 박사는 16일 발간한 'CEO Briefing' 제739호에서 'POST APEC, 경북 관광을 설계하다'를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 박사는 브리핑에서 "APEC 개최 효과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주를 거점으로 한 광역 관광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부터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는 경북의 국제적 인지도를 크게 끌어올렸으며, 경주를 중심으로 포항·안동·구미 등 인근 지역까지 관광 수요가 확산되는 효과를 낳았다. 
 
경북도는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2025 경북 방문의 해'를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도 외래 관광객의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관광교통 혁신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경주 황리단길을 찾은 관광객들로 거리가 북적이고 있다. 경주시 제공

다만 연구원은 APEC 효과가 지속 가능한 관광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경주 단독 관광 구조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LG유플러스 숙박 체류 정보와 카카오모빌리티 이동 정보를 결합한 가명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해 경주 숙박객 1만 2354명과 경북 전역 숙박객 3만 1891명의 이동 패턴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주 방문객의 약 60%는 수도권 거주자였으며, 평균 숙박일수는 1.5일에 불과해 1박 2일 중심의 단기 체류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 숙박객의 도내 이동은 포항이 52.1%로 가장 높았고, 구미(10.8%), 경산(8.3%), 영천(4.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와 반대로 경북 다른 지역 숙박객의 경주 방문 비율은 포항 숙박객의 65%가 경주를 방문해, 두 도시 간 관광 교류는 경북 내에서 가장 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 전경. 경주시 제공

반면 북부권과 서부권 지역과의 연계는 거리와 교통 여건, 연계 관광 상품 부족 등의 이유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연구원은 경주 관광의 높은 밀집도도 문제로 꼽았다. 보덕동·황남동·불국동 등 주요 관광지에 방문객이 집중되면서 향후 관광객 증가 시 수용력 저하와 관광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홍 박사는 경주 APEC을 계기로 경북 전역으로 관광 활력을 확산하기 위한 3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1단계로는 경주와 포항을 핵심 축으로 설정해 역사·문화와 해양 관광자원을 결합한 2~3일 체류형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 순환버스와 셔틀 확대를 통해 이동 편의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단계에서는 북부권과 서부권, 나아가 대구권까지 광역 관광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권역별 특색을 반영한 연계 관광 상품과 교통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3단계에서는 AI 기반 관광 루트 추천 플랫폼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관광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분석하는 스마트 관광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순기 박사는 "APEC은 경북 관광이 단일 도시 중심 구조에서 광역 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인 만큼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과 지역 간 연계를 통해 경북 전역의 관광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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