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미국 정부와 손잡고 현지 제련소 구축에 약 10조여원을 투자한다.
고려아연은 15일 10조9000억원(74억3200만 달러) 규모의 통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기관 등 공동 투자주체들을 대상으로 3조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美 JV에 2.85조 원 유증…美정부, 고려아연 지분 '간접 확보'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2조8500여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신주 220만9716주를 고려아연과 미국 측의 합작법인(JV)인 크루시블(Crucible) JV LLC에 전량 배정하기로 했다.미국 정부가 크루시블 JV 지분 40%를 보유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등은 이 JV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약 10%를 간접 보유하게 된다. 고려아연은 별도로 크루시블 JV에 약 9.99% 지분을 출자할 계획이다.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2억100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직접 지급할 예정이다. 해당 보조금은 크루시블 메탈스에 직접 지급되며, 미국 상무부는 이에 상응하는 규모의 JV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유상증자로 조달된 전액은 자회사에 출자되어 미국 제련소 건설 및 운영에 투입된다. 미국 정부와의 정책적 협력을 넘어선 강력한 전략적 동맹을 맺게 된 것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소각 계획도 확정했다. 오는 16일 자기주식 68만10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1934만3263주에서 1866만3253주로 줄어든다.
테네시주 제련소에 10.9조원 투입…"지정학 리스크 줄이겠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총 예상 투자 규모는 10조9000억원(74억3200만 달러)으로, 미국 정보 보조금 이외에도 미국 정책금융 지원 대출 및 재무 투자자 대출 등이 포함된다.제련소는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된다. 고려아연은 테네시주에 위치한 니르스타(Nyrstar) 제련소 부지를 인수·재구축할 예정이다. 아연, 연, 구리 등 주요 비철금속에 더해 안티모니, 갈륨, 게르마늄 등 총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도 함께 생산할 예정이다.
이 제련소는 2029년까지 3년에 걸쳐 완공될 예정이다. 2027년부터 단계적 상업 가동을 목표로, 연간 목표 생산량은 아연 30만t, 연(납) 20만t, 동 3천500t, 희소금속 5천100t 등이다.
고려아연은 탈중국 공급망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고려아연은 공시를 통해 "미국 정부와 전략적 투자자와의 협력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출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고, 전기차·배터리·방산 등 북미 핵심광물 시장에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