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충돌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장동혁 당대표 면전에서 "계엄 정당론이나 부정선거론이 과연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작심 발언을 쏟아내자, 김민수 최고위원이 반발했다.
앞서 '원조 윤핵관'인 윤한홍 의원조차 장 대표를 앞에 두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고 질타한 바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국민의힘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좀 많이 아프다. 11월과 12월 최근 세 차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평균 21%였다. 민주당은 평균 41.6%로 우리가 약 두 배 낮다"고 말했다.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가 바로 옆에 앉아 있는 자리였다.
양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출범한 8월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더 뼈 아프다"며 "세 차례 조사에서 본인의 이념 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사람 중 51.4%가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았다. 과반이 안 되는 49.6%만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보 진영 응답자 중 70.3%가 민주당을 지지했고 이탈률은 고작 29.7%"라며 대비를 이뤘다. 이어 "중도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율도 우리보다 3~4배 높다"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한 양 최고위원은 "현재 국민의힘은 상대보다 지지율 결집도, 중도 확장성 그 총합인 선거 경쟁력에서 크게 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선의 당심 반영률을 높여서 후보를 공천하는 것이 과연 본선 경쟁력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가 연루 의혹을 받는 '당원게시판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띄운 것과 관련해서도 "당내 갈등을 일으키는 이슈가 결집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장동혁 지도부를 향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불법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없이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장 대표를 향해 '원조 윤핵관'인 윤한홍 의원조차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비판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당내 의원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다.
이날도 양 최고위원의 작심발언이 쏟아진 가운데 김민수 최고위원은 장 대표 지원에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왜 레거시와 민주당을 넘어 우리 당에서까지 갤럽 등 면접자 설문방식을 들고서 우리 손으로 뽑은 당대표를 흔들려고 하는가"라며 "민주당·통일교 문제, 대장동 항소포기, 김현지 등 너무 많은 문제가 있는데, 왜 이런 문제에 공격을 집중하지 않고 당내 공격을 향하는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