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꼬리에 낙하산 걸린 스카이다이버 '구사일생'[이런일이]

호주 퀸즐랜드 상공 4500m서
낙하산 펼쳐져 꼬리날개에 감겨
칼로 줄 끊고 메인 낙하산 펴 생존

호주 교통안전국(ATSB) 제공

호주 교통안전국(ATSB) 제공

스카이다이빙 도중 예비 낙하산이 갑자기 펼쳐져 비행기 꼬리에 걸리는 아찔한 사고가 호주 상공에서 발생했지만 스카이다이버와 기내 인원 모두 큰 피해 없이 무사히 귀환했다.

다이버는 공중에 매달린 채 비상용 나이프로 예비 낙하산 줄을 끊고 기체에서 벗어난 뒤 메인 낙하산을 펴 살아남으며 꼬리날개에 손상을 입은 항공기도 조종사의 침착한 대응으로 무사히 착륙했다.

호주 교통안전국(ATSB)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9월 호주 퀸즐랜드 털리 인근 상공 약 4500m에서 스카이다이버 17명을 태운 경비행기 안에서 발생했다. 출입문 근처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한 스카이다이버의 예비 낙하산 손잡이가 문 옆 구조물에 걸리며 낙하산이 의도치 않게 펼쳐진 것이다.

그 순간 다이버는 강하게 끌려가 비행기 꼬리날개에 부딪혔고 낙하산 줄은 곧바로 꼬리날개에 감겼다. 예비 낙하산 캐노피(낙하산 천 부분)와 줄이 꼬리날개를 감싸면서 기체는 기수가 들리고 조종성이 떨어지는 등 비정상적인 상태에 놓였다.

조종사는 즉시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기체 자세를 최대한 수평에 가깝게 유지하며 속도를 조절했다. 기내에 남아 있던 다른 스카이다이버들도 지시에 따라 차례로 기체를 이탈해 위험을 줄였다.

꼬리에 매달린 다이버는 허리춤에 지니고 있던 비상용 나이프로 줄을 하나씩 잘라냈고 일부 캐노피가 찢어지면서 기체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후 메인 낙하산을 펼쳐 자세를 바로잡고 착지했으며 경미한 부상 외에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 낙하산이 감긴 항공기 꼬리 부분은 수평 꼬리날개가 휘어지는 등 상당한 손상을 입었으나 조종사는 하강 내내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비행을 이어가 인근 공항에 기체를 무사히 착륙시켰다.

ATSB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출입문 주변 구조물과 장비에 예비 낙하산 손잡이가 걸리지 않도록 점검을 강화하고, 스카이다이버들이 훅 나이프 등 비상용 나이프를 휴대하는 것이 비슷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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