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속초시가 오는 2033년까지 7만 톤 규모의 하수처리장을 지하화·현대화 방식으로 이전·재건설하기로 하면서 도시 환경 개선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하수도정비기본계획 부분 변경을 환경부 산하 원주지방환경청으로부터 최종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지난 2023년 11월, 현재의 처리 용량인 4만 6천 톤에 더해 2만 4천 톤의 증설계획이 확정된 데 이어, 전체 시설의 이전·재건설이 최종 결정됐다.
이에 따라 25년간 악취와 처리 부담을 안겨 온 기존 하수처리장의 구조적 한계가 해소될 전망으로 '악취 없는 청정 도시 속초' 구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승인은 환경부의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지침에 따라 실시된 노후 하수처리장 개선타당성 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다. 기존 시설의 이전·재건설은 시설 경과 연수, 노후도, 처리 성능, 경제성, 정책성 등을 종합 평가해 90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이 평가에서 95.1점을 획득하며 기준을 크게 넘겼다.
현재 속초하수처리장은 가동된 지 25년이 지나 시설물 잔존수명이 20% 미만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계절별 관광객 증가로 특정 시기에는 과다한 하수가 유입되는 등 안정적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여기에 악취 민원도 꾸준히 제기돼 대규모 시설 개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었다. 이에 시는 이전과 현대화 사업이 본격 추진되기까지 기존 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23년 승인안은 현 시설을 활용한 2만 4천 톤 증설 방식으로, 노후 시설에 대한 중복 투자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변경 승인으로 현재의 처리 용량과 향후 증설계획을 통합한 일 7만 톤 규모의 이전·재건설이 확정되며 재원 낭비 없이 안정적인 하수처리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사업에는 총 2천억 원 이상이 투입되며 원인자부담금과 속초시 하수도사업 회전기금을 활용하고 기존 부지의 개발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 시설이 외옹치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해 관광 이미지 및 환경적 제약이 컸던 점을 고려해 새 하수처리장은 인근 지역에 지하화 방식으로 건설하고 상부공간은 주민 친화시설을 조성해 활용도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특히 지하화를 통해 그간 제기돼 온 악취 문제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부지는 향후 도시 내 가용부지로 활용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 시는 안정적인 하수처리 능력을 확보하고 시설 현대화를 통한 안전성·효율성의 강화는 물론, 관광도시 이미지 제고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척산 도수관로 설치와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 등을 통해 상수도 문제를 해결해 온 속초시는 이번 하수처리장 이전·재건설로 하수도 문제 해결까지 나서며 향후 100년 지속 가능한 물 관리 기반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병선 시장은 "이번 하수처리장 이전·재건설은 속초시 미래 환경 인프라의 중추가 될 결정적 사업"이라며 "안정적인 하수처리 체계와 친환경 도시 기반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해 시민이 체감하는 도시의 품질을 높이고 미래 100년 지속 가능한 도시의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