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KAI) 노동조합이 5개월째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표이사 공백 사태에 항의하며 상경 집회에 나섰다.
KAI 노조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확대간부 1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사장 인선 촉구 및 수출입은행 규탄 집회를 열었다. 지난 9월 사장 인선 지연에 따른 1차 상경 집회에 이은 두 번째 단체행동이다.
노조는 "5개월 이상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수출사업 결재 지연, KF-21·FA-50 프로그램 일정 차질, 국제 파트너십 협상 지연 등 회사의 핵심 기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은 사장 인선 기준을 설명하지 않았고 후보 검증 과정도 공개하지 않았으며 왜 5개월째 인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지 어떠한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태도는 국가 핵심 방산기업을 사실상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산업의 리더십은 멈춰서는 안되며 그 어떤 정치적 변수도 회사의 운명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며 "조속한 대표이사 인선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김승구 노조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는 단순히 사장 인선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자리가 아니라 KAI가 수년 간 겪어온 정치적 흔들림의 악순환을 끝내기 위한 자리이다"면서 "우리 회사는 정권이 바뀔때마다 사장이 교체되는 일이 반복돼 왔고 그 결과는 사업의 연속성은 꺾이고 전략은 매번 수정되며 혼란과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돌아왔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수출입은행은 KAI 사장 인선을 책임있게 마무리함으로써 대주주로서 책무를 다하라"며 "수출입은행이 결단을 내릴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