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공항과 항만에서 올해 채집된 모기 3만7천여 마리를 분석한 결과, 뎅기열·지카바이러스 등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가 한 건도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양 환경에서 채취한 5천여건의 해양수에서는 병원성 비브리오균이 25.5%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10일 부산에서 열린 '2025년 검역구역 내 감염병 매개체-비브리오균 감시사업 합동 평가회'에서 올해 성과를 공유하고 내년도 감시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매개체 감시는 지난해보다 기간과 지점을 모두 확대해 운영됐다. 감시 기간은 3월부터 11월까지로 늘어났고, 공항·항만을 포함한 채집 지점도 36곳에서 40곳으로 늘었다. 감시 대상 병원체는 기존 5종에 더해 치쿤구니야 바이러스까지 포함되며 해외 유입 가능성이 큰 질병을 중심으로 강화됐다.
그 결과 전국 검역구역에서 모기 18종 3만 7825마리가 채집됐으며, 뎅기열 등을 매개하는 흰줄숲모기 비중은 17%, 가장 흔한 빨간집모기는 63.1%를 차지했다.
모기 내 병원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2097건의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는 올해 국내 검역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해양 환경 감시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질병대응센터와 국립검역소, 보건환경연구원이 협력해 수온·염도 변화가 큰 해안가 99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해수와 하수·갯벌에서 채취한 5823건의 시료 중 1484건(25.5%)에서 병원성 비브리오균이 검출됐다.
특히 장염비브리오균 분리율이 65%로 가장 높았고, 비브리오패혈증균 역시 수온 상승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는 기온 상승과 해수 온도 변화가 감염병 발생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평가회에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 13개 국립검역소, 5개 보건환경연구원 등이 협력한 감시 체계를 '국경 감염병 감시의 핵심 축'으로 규정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해외유입 감염병을 조기에 인지하기 위해서는 국경의 첫번째 관문이라 할 있는 공항과 항만 구역에서의 감염병 매개체 및 비브리오균의 감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한반도 기후 변화, 해외교류 확대 등에 따라 본 사업이 강화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간 협력과 감시 범위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