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중국 측은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엔비디아가 중국과 기타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 제품을 출하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과 곧 출시 예정인 '루빈'은 이번 수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H200 판매액의 25%는 미국에 지불될 것이며, 이 정책은 미국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미국의 제조업을 강화하며 미국 납세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200은 최신 블랙웰 기반 GPU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현재 중국 수출이 승인된 저사양 칩 'H20'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우월한 성능 격차를 보인다.
이번 조치에 대해 시진핑 주석도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미중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원칙적 입장을 유지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며, H200 판매 허용 여부나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구체적 소통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중국은 중미가 협력을 통해 호혜적 윈윈을 실현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 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강력한 수출 통제를 도입했다. 올해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역시 블랙웰 칩이 중국에 넘어갈 경우 미국의 AI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해당 조치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중국이 '첨단 기술 자립'을 목표로 고성능 반도체의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일부 성과를 내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성능을 조정한 블랙웰 기반 제품을 중국 시장에 공급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