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자바둑대회(오청원배) 3회 우승자는 무너지지 않았다.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최정 9단은 '오청원배' 결승 2국에서 승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한국 바둑 여자랭킹 2위 최 9단(29)은 8일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 삼방칠항 곽백맹 고택에서 열린 제8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 결승 3번기 2국에서 랭킹 1위 김은지 9단(18)에게 256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최정은 중반부에 나온 김 9단의 느슨한 수를 놓치지 않았다. 우세를 잡은 후 정확한 형세 판단으로 실수 없이 국면을 마무리했다. 최정은 전날 결승 1국에서 김은지에게 194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이로써 김은지와 결승 전적에서 1-1로 균형을 이뤘다. 9일 열리는 최종국(3국)에서 대회 우승자가 가려진다.
최정은 2국 승리 직후 "이번 대국도 엄청 어려운 바둑이었는데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2국을 이겼으니 3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후회 없는 내용을 보여주겠다"고 최종국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 선수는 지금까지 맞붙은 여섯 차례의 결승 3번기 모두 2국을 승리한 쪽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2국에서 승리한 최정이 심리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또 최정은 2·4·6회 등 짝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해 이번에도 짝수 대회 우승 마법(공식)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정이 20승 8패로 앞선다.
짝수 대회마다 정상에 오른 최정이 네 번째 우승컵을 차지할지, 김은지가 세계대회에서 첫 타이틀을 획득할지 등이 결정될 최종국에 바둑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회에 한국(17명)은 중국에 비해 4배가량 적은 수의 선수가 출전했다. 중국은 77명(아마추어 5명 포함), 대만은 5명, 일본은 3명이 출격했다. 중국 개최 대회에서 '한·한(韓·韓) 결승전'이 성사됐기에 최정과 김은지 중 누가 우승을 하더라도 쾌거라 할 수 있다.
대회는 중국 푸저우시체육국, 구러구인민정부가 공동주최했다. 중국위기(圍棋)협회와 푸저우시인민정부가 공동 주관했다. 우승 상금은 50만 위안(약 1억 400만 원), 준우승 상금은 20만 위안(약 4160만 원)이다. 중국 바둑 규칙을 적용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