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내란 특검팀은 "실체를 왜곡하고 공소 유지를 방해하려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8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노 전 사령관은 증언을 아끼다가 자필메모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반박하기 시작했다.
계엄 모의 정황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 노 전 사령관의 70쪽 분량의 수첩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다수의 정치·사회계 인사 이름이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D-1', 'D' 등과 같이 날짜별로 비상계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비롯해 "담화", "전 국민", "선별", "출금(출국금지) 조치" 등도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메모에 "김두한", "차범근"이 등장한다며 "TV를 보는데 드라마 '야인시대'가 나오길래 김두한 쓴 거고, TV에 손흥민 선수가 나오길래 우리 시대 때는 차범근 선수가 잘했느냐고 하면서 쓴 거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체적인 메모 작성 시기에 대해선 "2024년 4월 총선 이전에 작성했다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특검팀의 수사방식에 대해선 "이런 표현이 그렇지만 '이 사람들은 답을 정해놓고 예스(Yes) 하길 원하는구나' 생각했다"며 특검팀이 개정 특검법 전에 플리바게닝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형량 감면을 제시했다며 자신이 흔들렸지만, 실제 형량을 협상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 전 사령관은 특검팀의 한 질문에 대해 설명하다가 "나머지는 귀찮으니까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의 발언으로 재판 이후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변호인 측은 정면으로 부딪혔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특검의 수사가 불법이라는 사실이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에 특검팀은 입장을 통해 노 전 사령관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노 전 사령관이) 허위 진술 강요 등을 운운하는 것은 실체를 왜곡하고, 공소 유지를 방해하려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 구성을 위해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요원의 정보를 넘겨받은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그가 정보사 요원들의 인적 정보를 넘겨받은 것에 김 전 장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본격적인 계엄 준비가 2023년 10월 군 장성 인사 무렵부터 진행됐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