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0선에 안착한 코스피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원달러 환율의 향후 방향을 결정할 핵심인 이번주 미국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시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변수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버블론을 촉발한 오라클의 실적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오는 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0.25%p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선 금리 인하 확률을 88.4%로 예상한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4% 오른 4154.85로 마감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도 1470원선을 오르내린 끝에 전장보다 1.9원 내린 1466.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다만 시장은 '변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금리 결정 전날인 9일 구인·이직보고서(JOLT)와 다음날인 11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향후 금리 방향을 결정할 핵심인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특히 지난 5일 발표 예정이던 11월 공식 고용지표가 연방정부 셧다운(기능정지) 여파로 오는 16일 나온다.
앞서 연준이 지난 9월과 10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하는 이유로 '고용시장 둔화 우려'를 지목한 것처럼, 고용지표는 향후 금리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다.
KB증권 임재균 연구원은 "12월 FOMC 이후 발표될 경제지표가 향후 금리인하 속도를 결정하는 중요 변수로 판단되며, 고용지표는 둔화하는 모습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고용시장이 둔화하는 모습이 추가적으로 확인된다면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결정에 대한 위원들의 표결도 관심 대상이다.
현재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입장을 기반으로 연준 내부가 금리 인하를 놓고 '갈등 양상'을 띤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더라도 동결의 목소리가 높아 내부가 갈라진 모습이면, 주식시장과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우리은행 박석현 연구원은 "금리인하 결정에 반대하는 금리동결 의견이 다수일 경우 연준 내부 분열 우려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은 12월 FOMC 회의 결과에 따른 달러화 흐름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며 "만약 연준 내 갈등이 현실화하면 달러화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10일 오라클과 11일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요소로 거론된다.
오라클은 지난 9월 이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2배 이상 급등하며 최근 AI 버블론의 출발점이 됐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이 높을 때 오른다. 오라클이 대규모 부채로 AI 인프라 투자에 나선 것이 원인이다.
반대로 브로드컴은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경쟁자로 떠오른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를 공동 설계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최근 초강세 모멘텀이 붙어 있는 알파벳(구글) 밸류체인 중 최대로 꼽히는 브로드컴과 시장에서 가장 걱정하고 있는 오라클 두 기업 모두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감을 부활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FOMC, 오라클,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시장 참여자들 간 서로 다른 해석을 하는 과정에서 지수 방향성을 일시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