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참사 충격 속 입법회 선거…역대 두 번째 최저 투표율

아파트 화재·유권자 무관심 속에 최저 투표율 겨우 넘겨
야권 성향 후보 출마 '0'

연합뉴스

홍콩이 159명의 아파트 화재 사망자가 발생해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7일 입법회(의회) 선거를 예정대로 치렀다.

8일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16시간 동안 진행된 입법회 선거 결과 투표율은 31.9%로 잠정 집계됐다. 2021년 새 선거 제도로 치러진 첫 선거에서 기록한 역대 최저 투표율 30.2%를 약간 웃돈 역대 두번째로 낮은 투표율이다.

특히 지난달 26일 '웡 푹 코트' 화재 참사가 발생한 타이포 지역을 포함하는 신계 동북부 선거구 투표율은 전날 오후 10시 30분 기준 29.72%로 홍콩 10개 구역 중 유일하게 30%를 밑돌았다.

이번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patriots-only)' 출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뒤 두번째로 치른 입법회 의원 선거다.

홍콩 입법회 총 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는 한 명도 없다.

올해 2월 제1야당이던 민주당이 해산을 결정한 데 이어 6월에는 마지막 남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연맹(LSD)까지 해산하면서 홍콩 내 '공식' 민주화 세력은 존재하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온건한 목소리를 내온 정치인을 포함해 현직 의원의 40%에 해당하는 35명이 이번에 불출마했다.

전통적으로 홍콩 유권자의 약 60%가량이 범민주 진영에 표를 던져왔는데, 선거제 개편 이후 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화재 참사까지 발생하면서 민심 악화 우려가 나오자 중국·홍콩 당국은 비판 여론을 '반중·반정부'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단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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