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여자부 강지은(SK렌터카)이 4년 만에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강지은은 6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8차 투어 '하림 PBA 챔피언십' 여자부 결승에서 김민아(NH농협카드)를 꺾었다. 풀 세트 접전 끝에 4-3(11:9, 11:4, 11:1, 3:11, 9:11, 7:11, 9:8)으로 이겨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21-22시즌 3차 투어인 휴온스 챔피언십 이후 4시즌 만의 정상 탈환이다. 당시 강지은은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를 누른 바 있다.
강지은은 개인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4000만 원을 더해 누적 상금이 1억 2481만 원이 됐다.
PBA 원년 멤버인 강지은은 출범 시즌인 2019-20시즌 4차 투어에서 정상에 올랐다. 2021-22시즌 3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 우승, 6차 투어 NH농협카드 챔피언십 준우승 등 강호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3시즌 동안 번번이 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우승과 인연을 좀처럼 맺지 못했다.
하지만 강지은은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직전 투어 우승자 이미래(하이원리조트)를 비롯해 백민주(크라운해태), 김보미(NH농협카드) 등 강자들을 잇따라 꺾었다. 그러더니 올 시즌 랭킹 3위 김민아마저 넘어섰다.
강지은은 1세트를 역전에 재역전 끝에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에도 2이닝 하이 런 5점에 7이닝에서도 5점을 몰아쳤다. 강지은은 3세트 폭풍 8점을 퍼부으며 세트 스코어 3-0까지 달아났다.
김민아의 반격도 매서웠다. 4세트에서 김민아는 7이닝 만에 11-3으로 이겨 만회했고, 5세트 11-9(10이닝), 6세트 11-7(13이닝)로 따내며 기어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7세트도 접전이었다. 강지은이 10이닝 만에 8점에 도달했으나 이후 2이닝 공타에 그쳤고, 김민아가 12이닝째 3점을 올리며 8-8 동점이 됐다. 그러나 강지은이 마지막 13이닝에서 시도한 대회전이 행운의 키스 속에 끝내기 득점으로 연결됐다.
우승 뒤 강지은은 "마지막 우승을 한 게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라면서 "2021-22시즌 6차 투어 결승전에서 당시 김가영(하나카드) 선수에게 패배한 이후에 4년 동안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돌이켜 보면 멘털이 좋지 않다고 느꼈고, 팀 리그에서는 팀원들과 함께 이겨 낼 수 있지만 투어에서는 혼자서 헤쳐 나가야 하는 만큼 힘들 게 느껴졌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우승으로 혈이 뚫리는 느낌을 받는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민아는 시즌 2번째 우승 문턱에서 불운 속에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민아는 "'아~ 이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러려고 힘들게 세트 스코어 3-3을 만들었나 싶었다"면서 "마지막 공격 때 수비를 잘 해놨는데, 강지은 선수가 키스로 마무리를 해서 얼굴이 뜨거워졌다"고 웃었다. 이어 "그래도 강지은 선수의 우승을 축하해주고 싶고, 맛있는 밥을 얻어먹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강지은도 "경기 후 김민아 선수가 '그건 아니지, 미안하다 말하라"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이어 "4년 전에 우승을 했을 때도 마지막 득점이 지금과 상당히 비슷했는데 또 이렇게 우승을 할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다"면서 "4년 만에 우승했으니 밥을 한번 살 의향은 있는데 김민아 선수가 언니인 만큼 나중에 다시 얻어먹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7일에는 남자부 4강전에 이어 결승전이 펼쳐진다. 오전 11시부터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웰컴저축은행)-이승진, 오후 2시 강동궁(SK렌터카)-최성원(휴온스)의 4강전이 열린다. 승자는 오후 8시 30분부터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7전 4승제 결승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