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인권상, '가자지구 구호선단' 평화활동가 해초 김아현 씨 수상



[앵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봉쇄에 맞서 한국인 최초로 팔레스타인 가자 구호선단에 참가한 평화 활동가 김아현 씨가 제39회 한국교회 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김 씨는 "휴전 협정 이후에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폭격과 봉쇄, 집단학살은 멈추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당부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교회 인권상' 올해 수상자로 평화 활동가, 해초 김아현 씨가 선정됐습니다.
 
한국교회 인권상은 지난 1987년 제정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권상으로, 우리 사회의 인권 증진과 민주·평화·평등 실현에 기여한 국내외 개인 혹은 단체에 수여해오고 있습니다.

'바다의 민초'라는 뜻의 활동명으로 알려진 김 씨는 지난 10월, 이스라엘의 봉쇄로 고립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 등 필수 구호물자를 전달하기 위해 '가자로 향하는 천 개의 매들린 선단'에 승선했습니다.
 
비록 이스라엘 군의 저지로 가자지구에 직접 닿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비폭력 항해는 전 세계에 팔레스타인을 향한 연대의 메세지를 전했습니다.
 
'천 개의 매들린호' 구호선단에 탑승해 항해하는 김아현씨의 모습.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인권·평화 운동에 참여해온 김 씨는 "우리가 마주하는 이 시대의 폭력과 불의에 눈을 감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특히, "시온주의는 종교적 개념이 아니라 인종적 개념"이라며 "팔레스타인이라는 특정 집단을 말살하려고 하는 '제노 사이드'"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아현(해초) / '천개의 메들린 선단', 제39회 한국교회인권상 수상자]
"가자로 향하는 항해는 가자의 봉쇄를 실제로 부수자는 직접 행동입니다. 가자지구가 가장 큰 야외 감옥으로 불리는 이유는 공습과 총살이 계속되는 땅에 사람들을 가둬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립된 땅에 사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 또한 긴급 구호라고 생각합니다.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저희는 계속해서 출항하려고 합니다."

김아현 씨는 "이 상은 감히 제가 받을 상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해방 운동 전반에 수여되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빛이 세계의 모든 구석마다 닿고, 물이 세계의 모든 가장자리에 닿는 것처럼 우리들의 작은 배도 가자지구의 아름다운 해안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 인권센터는 "전쟁과 봉쇄의 현실 속에서도 김씨는 생명과 인권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비폭력 인도주의 항해를 실천했다"며 "한국사회가 공적 책임과 연대를 확장해 가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고 수상이유를 밝혔습니다.
 
[최형묵 목사 / 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
"진정한 이 상의 의미는 해초님이 닿고자 했던 그 땅의 현실, 그야말로 인종주의에 근거한 인간성 말살과 제거 정책, 그로 인해서 고통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우리가 연대한다, 거기에 의미를 크게 두고 싶습니다."
 

팔레스타인 현지 평화활동가들도 김 씨의 용기와 연대에 감사를 전하며 평화와 인간의 존엄성 가치를 함께 지켜나가자고 말했습니다.
 
[니달 아부줄루프 / 팔레스타인 평화활동가]
"당신은 인간의 양심과 존엄성의 의미를 보여주었고, 우리는 싸울 수 있는 힘을 다시 확인하고 평화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희망을 회복했습니다. 여러분 안에는 우리의 현실을 변화시킬 힘이 있습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 최형묵 이사장과 김아현 씨. 최형묵 이사장은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인권과 평화를 이야기하지만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건 선택적 평화이자 도덕의 실패와 허위 의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휴전협정이 이뤄졌지만 가자지구의 상황은 여전히 엄혹한 상황입니다.
 
평화 활동가들은 "통행과 물품 이동이 여전히 통제되고, 가자뿐 아니라 서안지구에서도 총격과 가옥 파괴, 방화,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한 폭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유엔이 발표한 팔레스타인 학살에 가담하거나 공모한 63개국 명단에 한국도 포함돼 있다"며 "전쟁과 학살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명숙 /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활동가]
"그러나 여전히 이스라엘의 공격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휴전 이후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280명이 넘고 부상자는 672명이 넘습니다. 이스라엘과 무기 거래를 하고 있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중단하라고 외쳐야 합니다. 우리는 집단 학살의 피가 묻은 돈을 원하지 않는다 이렇게 외쳐야 합니다."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김아현 씨는 이번 인권상 상금 전액을 가자지구 구호선단 항해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항해에는 8척의 배가 함께 했다면 다음 항해에는 100척 이상의 배를 보내 가자에 구호물품을 전달하겠다는 목표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매일 점심시간 주한이스라엘대사관앞 릴레이 1인 시위와 격주 토요일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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