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핵심 논거 제주 항공수요 "장기적으로 크게 줄어"

비상도민회의, 제2공항 경제적 타당성 연속 토론회
"저출생·고령화 여파에 이미 과잉관광" 주장

제주제2공항 조감도. 제주도 제공

제주 제2공항 건설의 핵심 논거인 제주도의 장래 항공수요가 장기적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저출생·고령화로 여행 인구가 크게 줄고 제주가 이미 과잉관광에 이르러 더 늘어날 여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5일 오후 복지이음마루에서 '제2공항 경제적 타당성 연속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경제적 타당성과 수요예측 △비용편인분석 △경제유발효과에 대한 분석과 토론이 이어졌다.

박찬식 공동집행위원장은 '제주도 항공수요 예측의 문제점과 현실적 전망'을 발표하며 "정부의 장래 수요예측은 2015년 이후 일관되게 하향 조정돼 왔을 뿐 아니라 인구구조 변화와 과잉관광 현실을 반영하면 제2공항 필요성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의 발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최대 항공수요는 2015년 4557만 명에서 2023년 3970만 명으로 587만 명 감소했다. 그러다 2050~2055년 구간에서 내국인 수요가 비정상적으로 140만 명 넘게 급증하는데 연령대별 인구 감소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인위적 보정' 의혹이 제기됐다.

연령대별 제주 방문객 수 예측 자료. 비상도민회의 제공

또 제주의 관광객 증가세는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성숙·조정기로 접어든 상태로 과잉관광(Oovertourism)에 대한 우려가 정책 기조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 지적됐다. 2018년 국민·전문가 조사에서도 제주가 '가장 과밀한 관광지'로 꼽혔으며 현재 제주도 역시 양적 성장보다는 관리·규제 중심의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 감소의 핵심 요인으로는 10~40대 핵심 방문층의 급격한 인구 축소가 꼽혔다. 실제 60대(13.8%), 70대 이상(10.3%) 방문율은 크게 낮아 2070년까지 고령층 비중이 확대될 경우 항공수요 감소 요인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기반으로 방문율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 제주 내국인 방문객은 2030년 1291만 명에서 2070년 748만 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따라 공항 총이용객도 2030년 3093만 명에서 2050년 2480만 명으로 하락해 국토부 기본계획(2023) 수요와 비교하면 2050년 기준 1360만 명의 격차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잠재성장률 하락, 항공요금 상승 등 추가 요인을 고려하면 하락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위원장은 "2035년 완공을 가정해도 제2공항이 문을 열 시점부터 이미 수요 감소기에 진입해 있을 것"이라며 "부풀려진 수요예측을 근거로 한 경제성 분석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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