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로 유통된 불법 총기의 '트리거', 탐사 보도팀 진실의 '트리거'[왓더OTT]

[시리즈 vs 시리즈]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vs 디즈니+ 시리즈 '트리거'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유통되는 총기들
가시 같은 진실…탐사보도 팀의 취재기

넷플릭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트리거(Trigger). 이른바 '방아쇠'다. 총알을 발사하는 물리적 행위를 의미하기도, 사건의 계기나 돌발적인 촉발점을 비유적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올해는 공교롭게도 같은 제목의 작품 두 편이 잇따라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서 각각 선보인 시리즈 '트리거'는 제목은 같지만 전개와 주제는 전혀 다르다.

넷플릭스 '트리거'는 불법 총기가 택배를 통해 국내에 유통되는 과정을 다루며 범죄와 사회적 파장을 그려낸 반면, 디즈니+ '트리거'는 검찰과 경찰이 풀지 못한 사건들을 추적하는 탐사보도  '트리거' 팀의 기록을 다룬다. 같은 단어로 제목을 채택했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트리거'의 의미를 확장한 두 편의 시리즈를 조명한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유통되는 불법 총기들

넷플릭스 제공

서울 도심 한복판에 군에서만 사용되는 탄환이 발견된다.

전직 저격수 출신 순경 이도(김남길)는 사망자의 집 천장에서 숨겨져 있던 수십 발의 탄환을 우연히 발견하고, 한 고시원에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수면 위로 오른다.

이도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택배를 통해 불법 총기가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문백(김영광)을 우연히 만나 공조하지만, 도심 곳곳에서는 총기 사건이 이어진다. 결국 구정만(박훈) 일당까지 총기를 손에 넣으며 사태는 악화된다.

결국 '블루 브라운'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정체를 드러내면서 여론을 이용하기 위해 기자 왕대현(김중희)을 불러 말한다.

"총의 진짜 위력이 뭔지 알아? 난 고작 여기 트리거 5㎜ 당기는 것 뿐인데 이 총소리는 500m 퍼져 나가면서 사람들 마음 속에 공포심을 심어 줘. 그리고 어느샌가 공포심은 새로운 질서로 바뀔 거야."

넷플릭스 제공

작품 초반 등장하는 김영광의 거침없는 드래프트 운전은 실제 철거 지역에서 일주일 간 촬영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권오승 감독은 "답답한 현실 속 '총 한 자루 있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발칙한 상상이 현실이 되는 이야기"라며 "다른 액션물에서는 총을 싸움의 도구로 사용되지만, '트리거'에서는 누구의 손에 총이 들리느냐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권오승·김재훈 감독 연출. 김남길·김영광·박훈 출연. 청소년 관람불가. 총 10부작.

한줄평: 공포탄.

가시 같은 진실…탐사보도 팀의 취재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한 통의 제보를 계기로 사이비 종교 취재가 이뤄진다.

공영방송 KNS 시사보도 프로그램 '트리거' 오소룡(김혜수) 팀장을 중심으로 하루아침에 새로 발령된 PD 한도(정성일)와 만년 계약직 PD 강기호(주종혁)가 팀을 이뤄 사건의 전말을 파헤친다. 이들은 "약자 앞에 쥐어진 마지막 진실의 방아쇠"라는 오소룡의 클로징 멘트와 함께 사이비 종교의 실체를 밝혀내고야 만다.

하지만 내부에 불륜 의혹이 불거지며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된 트리거 팀. 이 과정에서 팀에 어울리지 못했던 한도가 고양이 연쇄 사망 사건을 계기로 점차 팀에 녹아들며 취재에 적극 가담하기에 이른다.

팀을 이끄는 오소룡은 겉으로는 강인한 모습이지만, 과거의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면서 20년간 배우 차성욱(한지석) 실종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배경도 전한다.

"진실이라는 건 목에 걸린 가시 같은 거거든. 침만 삼켜도 까끌까끌 불편하고 계속 고통스러워요. 아무리 입을 열기 싫어도 양심에 못 이기면 결국은 토해낼 수밖에 없는 거라고."

이 실종 사건은 한주그룹 조해원(추자현)·조진만(최대훈) 일가와 KNS 구형태(신정근) 사장까지 연관돼 있어 시리즈 후반부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낸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작품 속 내용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구성됐다. 제작진은 '아가동산 사건', '오대양 사건', '인천 초등학생 살해사건', '김보은양 사건', '듀스 김성재 의문사 사건'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들을 각각 다루며 사회적 함의를 담아내려고 했다.

연출을 맡은 유선동 감독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선으로 담으려고 여러 번 되뇌었다"며 "촬영 시작할 때 어떤 사건을 다룰 때 왜곡되지 않도록 연출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작품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이야기 구조다 보니 연출적으로 고민을 더 했다"며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변화의 흐름을 일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디즈니+ 시리즈 '트리거'. 유선동 감독 연출. 김혜수·정성일·주종혁 출연. 총 12부작.

한줄평: 악역들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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