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3 비상계엄 이후 극우 기독교가 한국교회 전체를 과잉 대표했지만, 반대로 많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민주주의 수호와 회복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했었는데요.
정의와 평화, 사랑의 길을 실천하며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나가는 교회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12.3 내란 사태에서 극우 개신교계가 보여준 정치적 행보는 한국교회의 신뢰도와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교회 안팎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교회 내 극우 개신교인의 비율이 일반 사회의 극우 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조사결과에서 보듯,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거리와 교회, 골방에서 민주 시민들과 함께 연대했습니다.
12.3 비상계엄 직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교회총연합 등 연합기관은 물론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다양한 교단과 사회선교단체들은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정진우 목사 / 당시 '윤석열 폭정 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운영위원장, 서울 디아스포라교회]
"(서명 운동에서) '만 명을 채우지 못하면 안 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했는데 예상외로 반응이 뜨거웠고요. 그만큼 사실은 일반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속에 '아, 이대로 가면 우리 사회가 정말 큰일 나겠구나' 하는 걱정들과 염려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 점에서 상식이랄까, 최소한의 인간의 양심이랄까, 이런 것은 권력의 힘으로 쉽게 내리누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저희가 확인하곤 합니다."
내란에 맞섰던 그리스도인들은 극우 개신교가 과잉대표되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들과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오히려, 정의와 평화,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진정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드러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진우 목사 / 당시 '윤석열 폭정 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운영위원장, 서울 디아스포라교회]
"우리가 이럴 때일수록 십자가를 바라봐야 한다, 고난의 현장들이 있지 않습니까? 여전히 사회적 소수자들도 많이 있고요. 수많은 고통의 사연들을 우리가 접하는데요. 그런 고난의 현장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어떻게 새로운 세상을 꿈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 우리의 그런 도전들을 극복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남오성 목사 /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언론에 비치는 그런 극단적인 모습이 기독교회가 아니고, 또 그런 사람들이 기독교회를 대표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진정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렇게 노출되지 않고 드러나지 않게, 조용히 자기 자리에서 자기의 평생을 바쳐서 약자를 섬기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가운데서 한국 교회의 미래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동시에 한국교회의 신앙 현실을 진지하게 돌아보며 적극적인 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만약 교회가 변화를 거부한다면, 교회의 시스템과 조직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남오성 목사 /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심지어 어떤 극우 청년은 자기가 극우 활동을 하고 싶어서 교회에 들어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교회 문화 자체가 자기 삶의 일부가 되어서 더 이상은 떼어낼 수 없는 그런 사람들만 남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생각이 있는 사람은 교회를 떠난다, 결국 교회 안은 생각이 없는 사람들만 남는다, 그러므로 교회는 더 극우와 또 비상식으로 달려간다…"
한편, 그리스도인들은 중요한 역사적 전환점마다 제대로 역사청산을 하지 못한 것이 오늘의 위기를 불러왔다며, 12.3 내란 사태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깨어 기도하며 민주주의와 신앙의 회복을 위해 연대하자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영찬]